조지프 버뮤데즈-빅터 차 "비핵화 협상 대상에 '유상리' 포함시켜야" 호소
  • ▲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전문가들이 확인한 북한 장거리탄도미사일 기지들. ⓒCSIS 공개영상 캡쳐.
    ▲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전문가들이 확인한 북한 장거리탄도미사일 기지들. ⓒCSIS 공개영상 캡쳐.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반도전문가들이 “북한이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평안남도 운산군 유상리 미사일기지가 미북 비핵화 협상 대상에서 제외되면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CSIS는 지난 9일(현지시간) 조지프 버뮤데즈 박사와 빅터 차 한국석좌가 유상리기지에 대해 설명한 영상을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유튜브에 오른 2분27초짜리 영상에는 북한의 전략미사일기지의 위치가 표시돼 있다. 기지들은 함경도와 평안도 중북부 일대에 걸쳐 있는데, 중국 국경과 가까운 곳임을 알 수 있다.

    북한이 중국과의 국경 가까운 곳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부대를 배치한 이유를 두고 국내외 안보전문가들은 “유사시 한미 연합군이 오폭(誤爆)으로 중국을 도발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과거 국방정보국(DIA)에서 북한 군사력을 분석했던 조지프 버뮤데즈 박사는 영상에서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유상리기지는 다른 단거리미사일기지보다 훨씬 큰 규모라는 점을 발견했다”며 “규모로 봤을 때는 미사일사단일 수 있는데, 북한에 이 정도 규모의 기지가 거의 없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버뮤데즈 박사는 “또한 산을 뚫어 만든 터널 안에는 단거리미사일보다 큰 ICBM을 보관하고 배치할 수 있을 만큼 넓은 공간이 있다”며 “최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군대 행렬과 사람들의 움직임도 포착돼 기지가 현재 운영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SIS, 지난 5월 유상리기지 분석보고서 발표

    빅터 차 석좌는 영상에서 “특히 유상리기지는 중국과 근접한 평안남도의 전략미사일지대에 위치해 있다”면서 “여기서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미국 영토까지 도달할 수 있다”면서 “문제는 북한이 이런 미사일기지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를 비핵화 협상에 넣을 수 없는 것이 미북 협상에서의 큰 문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 ▲ CSIS가 3D 그래픽으로 재현한 유상리 탄도미사일 기지 일대의 모습. 깊은 산속이어서 파괴가 쉽지 않다. ⓒCSIS 공개영상 캡쳐.
    ▲ CSIS가 3D 그래픽으로 재현한 유상리 탄도미사일 기지 일대의 모습. 깊은 산속이어서 파괴가 쉽지 않다. ⓒCSIS 공개영상 캡쳐.
    버뮤데즈 박사와 차 석좌가 주목한 유상리기지는 지난 5월 CSIS의 북한전문연구팀 ‘휴전선 너머(Beyond Parallel)’가 위성사진과 함께 공개한 적이 있다.

    당시 CSIS 연구팀 발표에 따르면, 유상리기지는 북위 39.449886, 동경 126.259682에 위치한다. 평양 북동쪽 63km, 휴전선과 거리는 150km, 서울 북동쪽 220km, 일본 도쿄 북서쪽 1255km 지점이다. 가까운 마을 이름을 빌려 밀천리기지라고도 부른다.

    RFA는 2017년 5월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의 위성사진 분석을 바탕으로 유상리기지에 대해 보도한 적이 있다. 당시 RFA는 “북한군이 기존의 군시설을 증축했으며, 지하시설과 김정은 전용 활주로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CSIS는 이곳이 북한군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보관소라고 지목했다. CSIS에 따르면, 유상리기지는 2003년 5~8월 공사를 시작, 2016년에서야 지금과 같은 형태를 갖췄다. 일부 소규모 부속시설 공사는 2019년 4월까지 이어졌다.

    CSIS에 따르면, 유상리기지는 탄도미사일을 관리하는 북한 전략군 소속으로, 2개 여단 또는 그 이상 규모의 부대가 주둔하는 것으로 보인다. CSIS는 “이곳에 배치된 미사일이 무엇인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2016년 당시 첩보에 따르면 ‘화성-13형(KN-08)’ ICBM이, 2018년에는 ‘화성-14형(KN-20)’ 또는 ‘화성-15형(KN-22)’ ICBM이 배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CSIS는 “이 첩보가 사실이라면 유상리기지는 북한이 동북아와 태평양, 나아가 미국을 핵공격할 때 쓰는 기지”라며 “이곳은 의심할 여지 없이 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 대화에서 핵심적인 협상 대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