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폐지' 文정부 교육감…외고·과학고에 자녀 보냈다

문재인 정부에서 요직을 꿰찬 고위공직자 10명 중 7명꼴로 자녀를 자사고(자율형사립고)·외고(외국어고) 혹은 해외로 유학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자사고·외고를 '귀족학교'로 치부하고 '폐지'에 앞장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는 되고 너는 안 되는’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현 정부 고위공직자 자녀 출신 학교'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 중 자녀를 일반고에 보낸 장관은 박상기 법무부장관, 유은혜 교육부장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장관 등 4명뿐이다. 자녀가 없는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을 제외하면, 현 장관 18명 중 13명의 자녀들이 외고, 유학, 강남 8학군, 자사고 출신이다. 

홍남기 기재부장관 장남은 안양외고를 다니다 미국의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차남은 미국에서 중학교를 나온 뒤 청심국제고로 진학했다. 청심국제고는 국내 유일의 사립 국제고등학교로, 연간 학비가 약 18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미 국토부장관 장남은 분당 이우학교 출신이다. 이우학교는 과거 최태원 SK 회장 장남이 다니면서 '귀족학교'라는 별칭이 붙은 곳이다.

김연철 통일부장관 장녀와 차녀는 모두 미국 랜싱가톨릭고등학교를 나왔고,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 차녀는 스웨덴 말뫼지역 고교를,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 장녀는 프랑스 아메리칸스쿨을 나왔다. 박양우 문화체육부장관 차녀는 세화여고, 삼녀는 대원외고를 졸업했다. 세화여고는 박 장관 차녀가 입학할 당시 강남 8학군에 속한 일반고였으나 이후 자사고로 지정됐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장남은 서울외국인학교를 나와 미국으로 유학갔다.

성윤모 산업통산부장관 장녀와 차녀는 모두 스위스 제네바국제학교 출신으로 연세대 국제대에 진학했다. 정경두 국방부장관 장남은 미국 포틀랜드고등학교 출신이며, 조명래 환경부장관의 장남·차남은 영국에서 학교를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아들은 자사고인 현대고 출신이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장녀는 자사고인 영파여고를 나와 미국으로 유학갔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장녀는 자사고인 이화여고 출신, 차녀와 삼남은 용산국제학교를 나왔다.

전직 장관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김부겸 전 행안부장관의 딸은 경기외고 출신이고, 김상곤 전 교육부장관의 자녀 세 명은 자사고는 아니지만 강남 8학군에서 학교를 다녔다. 홍종학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딸은 청심국제중학교를, 조명균 전 통일부장관의 딸은 서울외고를, 김동연 전 기재부장관의 차남은 서울 용산국제학교를 나왔다.

청와대·여권 인사들은 어떨까. 문재인 대통령 딸은 부산외고, 이낙연 국무총리 장남은 서울고(강남8학군),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딸은 한영외고 출신으로 현재 의학전문대학원 코스를 밟고 있다. 특히 조국 수석은 과거 '특목고 폐지'를 강하게 주장하다 자녀가 외고 출신인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사기도 했다.

교육정책을 맡아 '자사고 폐지'를 실제로 추진하는 교육감 출신들도 마찬가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아들 둘 모두 명덕외고·대일외고를 각각 나왔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아들 역시 김포외고 출신이다. 장휘국 광주교육감의 아들은 광주과학고에 진학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9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내 자사고 재지정 평가 대상학교 13곳 중 8곳에 대해 지정취소 결정을 내렸다. 그 이전에 발표된 다른 지역까지 포함하면 전국 11곳의 자사고가 재지정 취소 통보를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 고위공직자 자녀들 상당수가 자사고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야권은 분노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11일 논평을 통해 "내 자식은 되고, 남의 자식은 안 된다는 위선 정권의 위선 교육정책이 자사고를 죽이고 있다. 공교육 획일화로 하향평준화를 초래한 것이 공교육 붕괴의 가장 큰 요인인데 비교 대상만 없애면 그뿐이라는 그릇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여명 한국당 시의원 역시 "저들 자식은 은수저 물려주고서 남의 자식은 사다리 차버리기, 그러면서 입으로는 평등과 혁신을 달고 산다. 이게 이른바 대한민국의 '진보' 교육"이라고 강하게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