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한미 간 상세 일정 협의 중"… '한미동맹 확인' 형식적 만남으로 그칠 가능성 우려
  • 지난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청와대
    ▲ 지난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청와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29~30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공식방문한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24일 밝혔다. 

    고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방문은 지난 4월 워싱턴 DC 한미 정상회담 시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4월 워싱턴 DC 회담 이후 80일 만이며, 2017년 6월 첫 만남 이후 여덟 번째 회담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2017년 11월 이후 두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일정을 모두 마친 29일 오후 한국에 도착해 다음 날인 30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후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고 대변인은 "양 정상은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 공조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상세 일정은 한미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이 미북 간 비핵화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에 앞서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20~21일 북한을 14년 만에 공식 방문한 시 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미북 간 비핵화 협상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문 대통령이 강조해온 미국과 북한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북한과 중국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관심이 모이는 것이다. 

    특히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비무장지대(DMZ)를 시찰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회담한 뒤 헬기로 DMZ로 향할 계획"이라며 "DMZ 방문은 한국 측이 미국 측에 타진한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고, 청와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방문할 경우 문 대통령, 김 위원장 등 세 사람이 만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동안 남·북·미 정상회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G20 정상회의 직후 열리는 데다, 1박2일이라는 촉박한 일정 때문에 한미동맹을 확인하는 차원의 형식적 회담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4월 워싱턴 DC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독대한 시간은 2분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