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서명에 의열단 조명 사업 봇물 "靑, 적극 지원 말했다"… 윤상현 "대한민국 역사 지우려는 의지 보여"
  • ▲ 박차정 의열단원(왼쪽)과 의열단장 김원봉 결혼사진. ⓒ연합뉴스
    ▲ 박차정 의열단원(왼쪽)과 의열단장 김원봉 결혼사진. ⓒ연합뉴스

    항일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이 조만간 대대적인 '김원봉 서훈 서명운동'과 함께 '조선의열단 창단 100주년 기념사업'을 전개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의 공적을 거론하면서 '서훈 논란'이 불거진 이후 본격적인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항일독립운동사에서 김원봉이 이끌었던 조선의열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고 보고, 이번 기념사업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김원봉 공방'이 가열되는 상황이어서 또 다른 파장도 예상된다.

    8일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 등에 따르면, 국내 7개 항일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은 '조선의열단 창단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를 결성해 이달부터 연말까지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오는 27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대회의실에서 발족식을 갖고 활동에 돌입한다.

    이들 단체는 기념사업 일환으로 오는 8월부터 11월까지 광주, 대구, 대전, 부산을 순회하며 '약산 김원봉 서훈 대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한다. 국내 학술대회와 한중 학자들이 참여하는 국제 학술대회도 계획되고 있다. 여야 의원 6∼7명도 이번 기념사업 추진 과정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성진 ㈔운암김성숙기념사업회장은 <연합뉴스>에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당시 김원봉 선생이 왜 월북할 수밖에 없었는지 등도 다뤄질 것"이라며 "조선의열단은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굉장히 중요한데도, 이념 대립 문제 때문에 묻혀왔다"고 말했다.

    이번 기념사업 소요예산은 총 24억원으로, 기념사업 추진위 측은 청와대와 국무총리실도 적극적인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의열단은 엄청 큰 단체였고 김원봉도 그 일부였다. 3·1운동 100주년과 임시정부 100주년에 가려졌지만, 조선의열단 100주년(기념행사)은 당연히 할 만하다"며 "민간단체 등을 통해 도울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 지금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치권 및 학계에서는 월북해 6·25 남침을 지휘했던 김원봉의 공적을 기리는 사회적 움직임이 현재에 와서 일어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반응이 나왔다.

  • ▲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뉴데일리 DB
    ▲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뉴데일리 DB

    윤상현 "대한민국 위대한 역사 지우려는 좌파 의지 보여"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좌파는 우리의 훌륭한 독립운동가와 민족주의자들을 친일파로 낙인찍어 공격해왔다"며 "이유는 주로 그들이 말년에 친일 행적을 보였다는 것이었다. 일생의 한 부분만으로 그들의 삶 전체를 규정하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그런데! 김원봉에 대해서만은 그의 일생 전체의 공과 과를 보자고 한다. 갑자기 논리가 바뀌고 평가 방식이 바뀐다"며 "왜 일까? 왜 이런 눈에 다 보이는 모순된 일을 세상의 눈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벌이는 걸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김원봉의 공은 크게 보고 과는 작게 보면서 독립운동가와 민족지도자들의 과는 크게 보고 공은 작게 보는 역사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 공정하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모순의 끝에는 역사를 바꿔치려는 의지가 보인다.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를 지우려는 좌파의 의지가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봅시다. 우리가 깨어있어야 우리 역사가 지워지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병태 "전체주의를 위한 독립투쟁은 존중해선 안돼"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훈장은 건국유공훈장이다. 이때 국(國)이 어느 나라인가?"라며 "김원봉이 독립투쟁한 나라는 대한민국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김일성에게 훈장을 받았고 대한민국의 건국에 반하는 짓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독립운동이라고 다 같은 독립운동이 아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는 운동과, 결과적으로 반하는 운동도 있었다"면서 "그래서 전체주의 사회주의를 위한 독립투쟁은 존중받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