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회 현충일 추념식 참석…한국당은 '기득권' '사익추구' 집단으로 우회 비판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없다"며 "기득권에 매달린다면 보수든 진보든 진짜가 아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기득권이나 사익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는 마음이 애국"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 여야 당 대표 회동 문제 등으로 대립하고 있는 정치권을 향해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장외투쟁을 마치고도 국회 복귀를 미루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기득권'이나 '사익추구' 집단으로 비유하며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사람이나 생각을 보수와 진보로 나누며 대립하던 이념의 시대가 있었다"며 "하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에는 보수와 진보의 역사가 모두 함께 어울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누리는 독립과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에는 보수와 진보의 노력이 함께 녹아 있다"며 "저는 보수이든 진보이든 모든 애국을 존경한다. 이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누구나 보수적이기도 하고 진보적이기도 하다"며 "어떤 때는 안정을 추구하고, 어떤 때는 변화를 추구한다. 어떤 분야는 안정을 선택하고, 어떤 분야는 변화를 선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든 진보라고 생각하든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상식의 선 안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보훈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보수·진보 통합을 강조했지만, 정작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2년 넘도록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 전 정권을 겨냥한 '적폐청산' 수사에 사활을 걸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27일 채용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조진래 전 의원이 숨진 것에 대해 "문재인 정권은 '적폐 청산의 이름'으로 너무나 잔혹하고 비정한 정권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전 의원을 포함해 현 정부 출범 이후 검찰 수사 등을 받아 숨진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변창훈 전 서울고검 검사의 이름을 거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일 청와대에서 사회원로를 초청한 오찬자리에서 국정농단·사법농단 수사에 대해 "이제는 적폐수사 그만하고 좀 통합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 그런 말씀들을 많이 듣는다"며 "살아 움직이는 수사에 대해서 정부가 통제할 수도 없고 또 통제해서도 안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 개인적으로는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아주 심각한 반헌법적인 것이고, 또 헌법파괴적인 것"이라며 "이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타협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