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경선 처음이면 '신인 가산점' 20%… 조국·윤영찬·권혁기 등 靑 출신에 유리
  • 더불어민주당이 정치신인에게 최고 20%(기존 10%)의 가산점을 주고, 현역 의원은 원칙적으로 전부 경선을 치르게 한다는 내용의 내년 총선 공천 룰을 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PK(부산·경남) 출마가 유력한 조국 민정수석은 정치신인으로 가산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29일 당무위를 열고 정치신인을 '당적을 불문하고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 출마한 적이 없는 인물'로 규정했다. 조 수석과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권혁기 전 춘추관장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당 일각에선 청와대 출신과 문재인 정부 장·차관 등 '진문(眞文)' 공천을 위한 포석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공직선거나 당내 경선 처음이고 지역위원장 아니면 '신인'

    조 수석은 문재인 정부에서 2년 일한 경력을 없던 것으로 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의 새 룰에선 ‘공직선거나 당내 경선에 출마한 적이 없고 지역위원장이 아닌 경우’ 정치신인으로 간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신인은 경선 득표율에 10~20%의 가산점을 줄 수 있도록 기존 상한선(10%)을 높였다. 여성·청년·장애인에게도 10~25%까지 가산점을 준다.

    어디까지가 ‘신인’이냐 하는 것은 총선 때마다 논란이었다. 가산점의 범위(10~20%)를 제한한 것은 출마 경험은 없지만 인지도가 높은 정치신인이 전·현직 의원에게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현역이 54%, 신인이 46%를 얻었다면 최고 20%의 가산점(46×0.2=9.2%p)이 더해질 경우 역전승이 가능하다. 

    '가산점 10%'의 위력은 상당하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서울시 정무부시장 이력이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맞붙어 10% 신인 가점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20대 총선 때 서울 송파갑에서는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이 김무성 당시 대표와 가깝던 안형환 전 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박 의원이 받은 여성 10% 가점이 컸다. 

  • '리틀 문재인' 조국 PK에?… 민심 호의적일지 의문

    정치권에선 이번에 민주당이 정한 가산점 상한 상향 조정을 청와대 출신 ‘친문 신인’을 배려하는 조치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 측근을 우대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자칫 과거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에서 불거진 '진박' 공천파동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야권 관계자는 30일 "조 수석이 인사참사 논란이 사그라들 때쯤 민주당으로 '꽃가마'를 타고 오는 것 아니냐"며 "PK에 법조인 출신이라서 '리틀 문재인'이라는 별명을 실감하는데, 경제는 계속 먹구름이니 총선에서 민심이 호의적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현역 의원 전원에게 경선을 거치도록 하고, 후보의 도덕성 기준을 강화해 선거일 전 15년 이내 3회 이상, 최근 10년 이내 2회 이상 음주운전이 적발됐을 경우 부적격 처리하기로 했다. 또 특별당규 전문을 온라인 당원 플랫폼에 공개, 전 당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유시민 "나는 비상시 대비해 냉장고에 넣어둔 식재료"

    한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자신과 조 수석이 민주당에서 '히든카드'로 대우받고 있음을 인정했다. '유사시에 먹으려고 비축해둔 식재료'로 표현한 것이다.

    유 이사장은 이날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지금 밥상에 이낙연 총리부터 시작해 쫙 올라와 있잖아요. 그분들은 다 당원이에요"라며 "그런데 조 수석이나 저는 당원이 아닌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으니 필요할 때, 정찬거리가 없을 때 가져다 쓰게 냉장고에 넣어두면 좋잖아요. 저는 그러거나 말거나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