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교수, 학위 사칭으로 학계서 이미 매장… 文정권의 '막가파식' 인사정책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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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정권의 막가파식 인사정책은 이제는 더 이상 뉴스가 되기 힘들 정도로 엉망진창이었다. 지금까지보다 더 강한 케이스가 나오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던 필자의 예상은 또 틀려나갔다.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인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4월 22일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를 막대한 예산을 쓸 수 있는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진흥심의회‘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정말로 후안무치한 임명이다.

    도정일은 경희대 학사학위만 가지고도 평생을 하와이대 영문학 석사 박사로 사칭해 온 사람이다. 나중에 자기는 그런 적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다가 한국연구재단의 학력 기입 난에 본인이 하와이대 영문학 석사, 박사를 기입한 것이 드러나면서 그의 사기극은 종지부를 찍었다. 이것으로 그는 교수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매장당한 사람이다. 그런 그를 다시 끌어내 중요 직책에 임명한 현 정부의 대담함과 뻔뻔함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학력사칭과 학력위조 정신이 인문학 정신문화진흥 정신인가?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런 천인공노할 일을 마구 해대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문재인 정권 도덕성 타락의 극치이다. 좌파문화계의 대부로 활약하다가 학위위조, 학위사칭 등 수십 년에 걸친 현란한 사기행각 끝에 덜미를 잡혀 매장당한 인사를 다시 살리기 위한 “배려”인사이고 경희대 인맥의 좌장으로서 “로열 대학교”의 체면을 살려주는 다목적 인사였다.

    도정일 교수의 학력사기에 대한 의문이 2016년 재차 제기되자 도정일은 이의제기자들 전부를 다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그 결말은 학력사기꾼의 몰락이었다. 그런 그를 다시 요직에 기용하는 현 정권의 끈질김과 뻔뻔함을 보면 벌려진 입을 다물 수가 없다.

    경희대 내에서 도 교수의 사기행각을 용감하게 지적한 교수는 도교수와 같은 과(영어영문학과)의 한학성 교수였다. 그는 경희대 출신이 아니었고 소위 도정일 학맥의 교수가 아니었기에 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한 교수는 학내에서 왕따를 당했고 정신적 집단린치를 받는 상황에 빠졌다. 도저히 문명사회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동안의 이 “대하 드라마”는 한 교수의 블로그에 잘 정리돼 있다. (“가짜 박사 도정일이 인문진흥심의회 위원장이 되다니” http://blog.daum.net/lonestar71 )

    사기행각이 밝혀지고 난후 얼마 안 돼 도정일 측이 중앙일보를 통해 마지막 구명시도를 했다. 학위사칭이 사실로 확증된 후에도 하와이대 구해근 교수는 “실력 대신 학력을 묻는 사회” (중앙일보 2016년 10월26일자)라는 글을 통해 터무니없는 도정일 옹호를 하다가 오히려 이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했다. 구씨는 문제의 핵심을 완전히 벗어나 사실을 호도했다.

    이 문제는 구교수가 자기 글에서 주장하듯이 한국사회의 학위집착증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고 박사학위가 중요하냐의 문제도 아니다. 도씨가 박사학위를 오랫동안 조직적으로 허위로 사칭하고 이에 대한 검증도 회피해 온 것이 문제의 핵심이었다. 구해근 씨가 손쉽게 얘기하듯이 도씨가 학위를 못 받은 것을 인정하고 학력을 ‘박사 수료’로 정정했으니 쉽게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정말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수준의 얘기라 아니할 수 없다.

    야구로 치자면 구원투수로 올라온 구해근 교수는 “소방수”로서 불을 끄기는커녕 불을 더 지르는 “방화범”이 돼서 강판당한 셈이다. 이렇게 무리한 구조시도를 할 만큼 도정일이 좌파사회에 갖는 위상이 컸던 것이다. 이런 중요 사실을 검증도 안 하고 구해근의 글을 실어 준 중앙일보의 책임도 크다.

    그런데 엄청 얻어맞을 것을 예상하고 현 정권이 “부활”시킨 도정일은 예상외로 별 비판 없이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펜앤드마이크의 정규재 영상칼럼(“학력위조 도정일의 좌익빈곤 퇴치사업 20190423” https://www.youtube.com/watch?v=M-OqC3TNDcA )에서 이 건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 사실상 거의 다였다. 그만큼 한국사회는 저질이고 한국 우파는 허약하기 짝이 없음을 보여줬다. 어떤 때는 비겁하기까지 하다.

    만약에 박근혜 정부에서 학위위조의 대명사인 신정아 씨를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진흥심의회‘ 위원장으로 위촉했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아마도 난리법석이 나고 박 정권은 치명상을 입었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 도씨의 학위위조는 신정아의 학위위조와 비교해서 전혀 덜 악성이 아니다. 하여간 현 정권의 위선과 뻔뻔함은 인간의 상상력을 넘어서는 듯하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학력위조의 전설 신정아씨는 실제로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 총괄본부장(이사)으로 임명돼 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쯤 되면 이것은 현실을 넘어선 초현실의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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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영교 '판사청탁'마저 유야무야 넘기는 정권 태도 심각해

    하도 이런 일이 많다 보니 이제는 엔간히 큰일이 아니면 화제가 되지도 않는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가족을 보좌진으로 채용하고 보좌진 월급을 후원금으로 받아 거센 비판을 받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었다(2016.7.11.). 그 내용은 친딸을 인턴비서로 채용하고 이 경력을 중앙대 로스쿨에 입학할 때 활용했고, 동생을 5급 비서관으로, 오빠를 회계책임자로 고용했으며, 보좌관으로부터 후원금 조로 월 100만원씩 총 500만원을 받는 파렴치한 행위였다.

    그러다가 민주당이 정권을 잡은 후인 2017년 9월 13일 정권은 슬그머니 서영교 의원을 민주당으로 복당시켰다. 그러다가 갑자기 거대한 문제가 최근 불거져 나왔다.

    서영교는 2015년에 국회로 파견 나온 판사를 불러 친한 지인의 아들 재판을 선처해달라고 청탁했다. 서영교의 민원을 전달받은 판사는 직접 서울북부지방법원장을 통해 담당 판사에게 선처를 요구했다. 피의자는 서영교의 지역구 연락사무소장 등으로 일한 지인의 아들이었고, 죄목은 강제추행 미수라는 악성 범죄였다. 서 의원 지인의 아들 이모(某)씨는 2014년 9월 오후 10시 30분께 서울 중랑구에서 집으로 귀가 중인 피해자 앞에서 자신의 바지를 내려 성기를 노출한 뒤 강제로 피해자를 껴안으려 했다. 이씨는 1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점입가경으로 이미 이씨는 2012년 다른 사람에게 성기를 노출해 공연음란죄로 이미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전력까지 있다. 이런 범죄에 대해 엄벌요청이 아닌 선처 요구를 하는 서영교는 도대체 정신이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서영교 의원의 보좌관은 2018년 국회에서 유일하게 드러난 ’미투 폭로', 즉 성폭력 가해자이기도 했다. 그는 동료 여성 보좌관을 3년간 지속적으로 성희롱 성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의원에 그 보좌관이다. 한 마디로 떡해 먹을 의원실이다. 

    정권은 이런 대형사건 조차도 유야무야 넘기고 있고, 손혜원 사건 등 더 큰 건들에 가려 설렁설렁 넘어가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서영교의 행각은 심각한 문제다. 서영교는 이제 “상습범”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서영교를 굳이 복당시켜서 “재활용”하는 거나 도정일을 다시 기용하는 “다시 쓰기” 행태는 똑같이 뻔뻔한 행위임을 부정할 수 없다.

    학위위조 사칭범인 도정일을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진흥심의회‘ 위원장으로 쓰려면 차라리 신정아를 교육부총리로 기용하라. 역시 비리와 위선으로 점철된 유은혜 현 교육부총리에 비해 못할 것도 없을 듯하다. 재밌게도 서영교와 유은혜는 한국 좌파의 맹주였던 김근태 의원 계에 속하는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도정일의 학위위조와 사칭을 학내에서 비판한 경희대 한학성 교수는 ‘문학나무“ 2014년 겨울 호에 ”D선생의 인문학“이란 촌철살인의 시를 기고했었다.(http://blog.daum.net/lonestar71/8377815)

    D교수가 누구를 풍자하는 것인지는 독자들이 알아서 판단하시라. 이것이 현 정권의 수준이요 세계관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인문학 정신은 이 시의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그런 의미에선 도정일의 위원장 위촉은 적임자를 뽑은 것일 수도 있다. 

    ● 이 글은 펜앤드마이크에 2019년 5월 24일 기고한 글을 필자가 대폭 증보한 칼럼이다.  

    -이하 ”D선생의 인문학“ 시-

    D선생의 인문학 ∣ 한학성

    D선생, 인문학이 뭡니까?
    인간이 뭔지 묻는 학문이지.
    인간이 뭡니까?
    하버드대학의 누구는 뭐라 했고,
    옥스퍼드대학의 누구는 뭐라 했지.
    하버드, 옥스퍼드 한다고 내가 D선생 아닌가?
    그래 인간이 뭡니까?
    뭐라뭐라 말한 옛철학자도 있지.
    이러저러 말한 옛성현도 있고.
    그래서 인간이 뭡니까?
    누가 또 뭐랬더라?
    그런데 그건 왜 묻나?
    인문학이 뭔지 알려고요.
    자네는 그저 나만 따르면 돼.
    그러면 나같은 대인문학자가 될 수 있지.

    D선생, 어느 대학 교정에
     컬럼비아대학 모교상과 똑같은 게 서 있다는데요.
    그런 걸 표절하는 학교가 다 있나?
    천박한 것들. 논문 표절도 모자라서 . . .
    그런데, 그 학교가 어디인가?
    설마 우리 학교는 아니겠지?
    우리 학교라면, 조금 전 내가 한 말 취소하겠네.
    논문 표절은 어떻습니까?
    누가 했느냐가 문제이지.
    남이 했으면 도둑질이고,
    내가 했으면 빌려온 거지.
    인간이 다 그런 거 아니겠나.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
    그 말 참 명언이야. 그게 인문학의 묘미지.
    거 봐. 나는 이혼과 결혼을 반복해도 늘 로맨스였잖아.
    그게 다 인문학을 한 덕이지.
    인간이 뭔지를 묻고 또 묻는 인문학을 한 덕.

    그래 인문학이 뭡니까?
    자네 아직 못 깨달았군.
    내가 하는 말 흉내 내다 보면, 자연히 깨닫게 되지.
    그 친구 알지? 내 흉내 내다 한 자리 차지한 거 . . .
    중요한 건 자네가 실제로 어떤 사람이냐가 아니라,
    남들이 자네를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느냐야.
    이거 케네디대통령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강조한 말일세.
    진짜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남들이 어떻게 생각해주느냐가 중요한 거라고.
    그 속에 모든 인문학의 진리가 숨어 있지.
    잘 새겨봐.
    변변한 자리 하나 잡으려면.
    나처럼 3대에 걸쳐 총애를 받으려면.
    아 참, 진짜들이 가끔 있는데, 그건 걱정할 것 없네.
    진짜는 늘 소수야. 자네가 나서지 않아도,
    다른 이들이 언제나 진짜를 밀어내주지.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자네는 그저 그럴 듯한 말만 하고 있으면 돼.
    그러다 결정적 순간에 힘 있는 쪽에 붙으면 되지.
    자네니까 가르쳐주는 거야.
    오늘 2차도 자네가 사는 거지?
    인문학을 하려면 3차까지는 가야 하는데,
    요즘은 참 낭만이 없어. 인문학의 위기잖아.

    D선생, 그런데 박사학위가 필요할까요?
    자네 아직도 내 말을 못 알아듣는군.
    박사학위도 남들이 있다고 생각만 해주면 되는 거야.
    진짜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아.
    신정아는 그걸 잘 못해서 탈이 난거지.
    나는 걱정 없어.
    모두들 내가 박사학위 있다고 생각해주거든.
    박사학위가 있다는 겁니까, 없다는 겁니까?
    자네 아직 멀었네. 내 경지에 이르려면.
    그 친구는 그래도 반쯤은 따라 왔는데 . . .
    인문학은 인간이 뭔지를 묻는 학문이야.
    대답은 할 필요가 없어.
    묻기만 하면 돼.
    묻기만 하면 되는데, 무슨 학위가 중요한가?
    남들이 있다고 생각해주면 그만이지.
    그러지 말고 한 잔 들게.
    술자리에서 쓸 데 없는 거 묻는 게 아니야.
    인문학은 그런 게 아니라고.
    인문학은 인간이 뭐냐고 묻는 거지,
    다른 거 묻는 게 아니라니까.
    가끔 인간을 묻어야 하기는 하지만.
    그런데 3차는 어디로 갈 건가?
    예전에 간 그 집보다 좀더 익사이팅한 데 없나?
    아주 낭만적인 데 말이야.
    인문학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하는데,
    요즘은 정말 인문학이 위기야.

    ※ 외부 칼럼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