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먼저 만나고… 그 다음날 文 대통령 만난 부시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오전 10시부터 45분 동안 청와대 상춘재에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접견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전날인 22일, 광화문의 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먼저 만났다. 검찰이 증거인멸 혐의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날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년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문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에게 "한미동맹의 파트너였던 고 노무현 대통령의 10주기 참석 자체만으로도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부시 대통령과 노 대통령이 함께 결정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6자회담 등은 한미동맹을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게 하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며 "저와 트럼프 대통령도 그 정신을 이어 한미동맹을 더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부시 전 대통령은 "노 대통령과 저는 좋은 기억이 많다. 저희 부부와 노 대통령 부부만 단독으로 가졌던 오찬 생각도 나는데, 그때는 일이 아닌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런 것들이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예전에 노 대통령께서는 부시 대통령과 대화를 나눠보면 소탈하고 진솔한 면이 많다면서 편하게 대화를 했다고 평가를 했었다"고 말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대부분의 정상들은 마음속에 있는 말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직설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곤 했다"며 "그래서인지 저와 노 대통령은 편하게 이야기를 하곤 했다. 이러한 대화가 양국 정상 간 좋은 관계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