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수뇌부 오찬서 文 "탄도미사일"→ 靑 '단도 미사일'→ '단거리 미사일' 수정
  • ▲ 21일 SNS에서 화제가 된 '단도 미사일' 패러디 사진.
    ▲ 21일 SNS에서 화제가 된 '단도 미사일' 패러디 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한·미 군 수뇌부와 함께한 오찬 간담회에서, 북한이 최근 쏜 발사체를 '단도 미사일'이라고 지칭했다. '단도' 명칭을 가진 미사일은 물론 없다. 대통령이 간담회 '대본'에 쓰인 '단거리 미사일'을  '단도 미사일'로 잘못 읽었다는 게 청와대의 해명이다. 

    북한의 발사체가 '탄도 미사일'일 경우 일어날 파장을 의식해, 청와대가 급히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날 오찬 간담회에는 한국 측에서 정경두 국방부장관을 비롯해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최병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육·해·공군 참모총장과 해병대 사령관 등이 참석했고, 미국 측에서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을 포함해 주한미군 부사령관, 주한미군 기획참모부장, 주한미특전사령관, 미8군작전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유근 안보실 1차장 등도 배석했다.

    풀 기자단 "최근 북한의 탄도 미사일..."로 기록

    대통령의 '단도 미사일' 발언은 간담회에 배석한 청와대 출입기자단 소속 풀(Pool) 취재기자 2명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풀 취재기자들은 낮 12시 53분쯤 문 대통령의 모두 발언을 포함한 취재내용을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공유했다.

    풀 취재내용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남북관계의 개선과 군사적 긴장 완화는 미국과 북한 간의 비핵화 대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노이에서의 제2차 미국과 북한간의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상황에서도 대화의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개인적인 신뢰와 함께 달라진 한반도 정세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의 발언은 직후 등장한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공조를 강조하면서 "최근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포함한 발사체의 발사에 대한 대응에서도 아주 빛이 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풀 기자는 전했다. 
  • ▲ 2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군 수뇌부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 2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군 수뇌부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북한 발사체는 탄도 미사일"... 靑도 인정? 

    문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일 경우, 북한의 발사체를 청와대가 처음으로 '탄도 미사일'로 확인하는 셈이다. 기자들은 청와대와 군 당국이 정보 분석을 마치고 북한이 쏜 발사체를 '탄도 미사일'로 결론낸 것 아니냐는 해석을 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대통령의 '단도 미사일' 발언을 급히 해프닝으로 격하했다. 이날 간담회 '대본'에 '단거리 미사일'이 있었는데, 그 부분을 대통령이 '단도 미사일'로 잘못 읽었다는 것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오후 2시 56분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풀 내용 중 '단도 미사일'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확인해 보니 '단거리 미사일'을 잘못 말씀하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은 '단도 미사일'이라고 했는데, 풀 취재기자들이 '탄도 미사일'로 잘못 적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오찬 간담회가 끝난 직후 "대통령님, 탄도 미사일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맞나요?"라고 묻는 고 대변인의 질문에 "제가 그랬나요. 단거리 미사일이죠"라고 답했다는 얘기도 기자들에게 전달됐다. 

    청와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실제로 '탄도 미사일'을 얘기한 것 아니냐는 설(說)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실제로 '탄도 미사일'을 얘기했는데, 특유의 '발음' 때문에 '단도 미사일'로 들렸고, 청와대가 '탄도 미사일' 발언을 해프닝에 불과한 것으로 '진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