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들 시민의식에 눈 뜨기 시작” 주장도…국방연구원 세미나장 '술렁'
  • ▲ 1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하는 송영무 전 국방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하는 송영무 전 국방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모부를 비롯해 측근들을 고사포로 살해하고, 주민의 40%를 굶게 만든 김정은이 ‘자유민주주의 사상’에 접근했다는 주장이 송영무 전 국방장관의 입에서 나왔다.

    <문화일보>와 <조선일보> 등은 1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세미나 소식을 전했다. 송 전 장관은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맡았다.

    송 전 장관은 강연에서 “이제는 우리가 한국전쟁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때까 된 것 같다”면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체사상을 갖고 있었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유민주사상에 접근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 주민들도 이제 시민의식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주장도 했다.

    그러면서 “과거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군수물자를 지원받아 전쟁을 일으켰지만, 지금 김정은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찾아가 ‘전쟁할 테니 지원해달라’고 하면 가능하겠느냐”면서 남북한 간의 전쟁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황당한 주장은 계속됐다. 송 전 장관은 “핵무기와 화생방 무기만 빼면 북한을 겁낼 이유가 없다”면서 “(북한 군사력에 대한) 정량분석에만 치우치다 보니 북한 군사력이 강한 것처럼 느껴진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군도 지상군과 공군 현역 2만8500명이 주둔하고 있고, 미 해병대는 동북아 해역에서 대기하고 있다”면서 “미군도 500여 명의 군사고문단만 있던 당시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자주국방’을 좋아하는 문재인 정부 핵심 관계자들이 싫어할 만한 발언이다.

    지난해 9월 평양에서 남북군사합의를 할 당시의 상황도 자랑했다. 송 전 장관은 “(남북군사합의서의) 정식 명칭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로, 판문점선언을 위한 부속서였다”면서 “당시 ‘북에 일방적인 양보는 없다’ ‘꼭 상대주의 원칙을 지켜라’ ‘한 번에 모두 합의하지 말라’ ‘과거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미래지향적으로 하라’는 대통령의 지침에 따라 합의한 것”이라고 자랑했다.

    송 전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이 이어지자 세미나 참석자들이 동요했다고 알려졌다. 송 전 장관의 “김정은 자유민주사상 접근” 발언이 보도된 뒤 온라인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네이버’에서는 뉴스 토픽 검색어 4위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