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서 피랍됐던 40대, 파리 무사 귀환… 외교부 '정보력 부재' 논란
  • ▲ 서아프리카 무장세력에게 인질로 잡혔다가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된 한국여성 사건을 두고 외교부의 정보력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정상윤 기자
    ▲ 서아프리카 무장세력에게 인질로 잡혔다가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된 한국여성 사건을 두고 외교부의 정보력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정상윤 기자
    서아프리카에서 무장세력에게 인질로 잡혔던 한국여성 A씨가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된 뒤 12일 새벽 파리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A씨의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외교부가 28일간 A씨의 피랍사실을 몰랐던 데 대해 정보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프랑스 군병원 측은 현지시각으로 11일 A씨에 대한 기본 건강검진 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진단했다”며 “심리치료, 경과를 본 뒤 퇴원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프랑스 군 병원측이)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씨가 한국 가족들과 전화 통화를 했고, 건강상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조속히 귀국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A씨는 한국 국적의 40대 여성이다. 1년 전 여행을 간 뒤 연락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피랍 사실과 구출은 프랑스 특수부대가 지난 9~10일 새벽 사이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한 무장세력 캠프를 급습하면서 알려졌다. 프랑스군은 당시 무장세력과의 교전 끝에 프랑스인 2명, 한국인 1명, 미국인 1명 등 인질 4명을 구출했다.

    이후 프랑스군 합참의장인 프랑수아 르쿠앵트르 대장은 10일 A씨와 미국인 인질이 무장조직에 의해 28일간 억류돼 있었다고 발표했다.   

    프랑스인 2명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서아프리카 베냉 공화국 내의 펜드자리 국립공원에서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여성 A씨가 피랍된 경위 등은 명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피랍사실 몰랐던 외교부의 해명... "실종 신고 없었다"

    외교부는 자국민의 피랍 사실조차 몰랐던 것에 대해 “프랑스군의 구출작전 이전, 프랑스인 2명 외 추가인질(한국인, 미국인)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프랑스군의) 인질 구출 작전 중에 우리 국민과 미국인이 포함된 것을 인지한 이후 곧바로 우리 정부에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부르키나파소와 베냉 지역에서 공관에 접수된 우리 국민의 실종 신고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외교부는 자국민의 사건·사고에 대해 △가족·지인 등으로부터의 신고 △수사·정보기관 첩보 △영사콜센터·공관 민원접수 △해외 외신 모니터링 등을 통해 정보를 입수한다. 

    외교부는 이번 피랍 사건의 경우, 4가지 정보 입수 경로 중 어느 한 가지에도 접수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납치 세력으로부터 요구사항 등 연락도 없었다고 외교부는 설명한다. 

    그러나 이같은 외교부 해명을 두고 피랍 사실조차 몰랐다는 것은 외교부 무능을 인정한 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누리꾼들은 ‘피랍된지도 몰랐다는게 더 신기하다’(aig9****), ‘리비아 피랍민은 어떻게 됐는가’(isla****) 등 정부 무능을 질타하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한편 외교부는 피랍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상향 조정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부르키나파소 북부에는 적색경보(철수권고), 남부에는 황색경보(여행자제)를 각각 발령해놓고 있다. 그러나 베냉 공화국에는 발령된 여행경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