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 장면 공개…트럼프 "앞으로 무슨 일 터지는지 지켜보자"
  • ▲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굳은 표정으로
    ▲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굳은 표정으로 "지금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미국의 소리 관련보도 영상캡쳐.
    북한이 지난 9일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실시한 미사일 발사훈련 장면을 10일 공개했다. 비슷한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매우 심각하며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선전매체들은 10일 “김정은이 북한군 전방부대와 서부전선 방어부대 화력 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군 포병국장 박정천과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사일과 자주포·방사포 등을 쏘았다는 내용이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화력 타격을 위한 기동 전개와 화력 사격을 보고 만족하면서 “며칠 전 동부전선 방어부대들도 화력 타격임무를 원만히 수행했는데 오늘 보니 서부전선 방어부대들도 잘 준비돼 있고, 특히 전방부대들의 화력 임무 수행 능력이 훌륭하다”고 치하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선전매체가 이날 공개한 사진은 모두 10장이다. 국내외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부르는 단거리지대지탄도미사일 발사 장면과 240mm로 추정되는 방사포 발사, M-1991로 추정되는 자주파 사격 장면과 함께 김정은이 웃는 사진이 여러 장 공개됐다.

    트럼프, 정색하며 “지금 상황 매우 심각”

    김정은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웃는 모습이 공개될 즈음 백악관 분위기는 싸늘하게 식었다. 미국 주요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행사 도중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김정은에 대해 한 말을 보도했다.
  • ▲ 지난 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보며 낄낄거리는 김정은.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지난 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보며 낄낄거리는 김정은.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의 북한 관련 질문에 “그들(북한)이 작은, 단거리미사일을 쏘았는데 우리가 보기에는 지금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이런 상황은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는다. 우리 일단 한번 지켜보자”고 답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의 표정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지금까지 북한에 대해 말할 때와는 달리 굳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그들(북한)이 협상을 원하는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그들은 협상할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다”면서 “(미·북 간) 관계는 유지되고 있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터질지 우리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블러핑’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9일(현지시간) 그의 표정은 마치 국내 정치문제를 처리할 때처럼 심각했다. 실제로 유럽을 순방 중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했고, 방미 중인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폼페이오 국무장관,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을 잇따라 만났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북한의 잇단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가 비핵화 협상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닐까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