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장 '일대일로' 협력도 요구…문희상 “중국과 각 분야 협력 희망”
  • ▲ 문희상 국회의장이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뉴시스.
    ▲ 문희상 국회의장이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뉴시스.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한국 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 “한국정부가 분명한 입장을 취해달라”고 문희상 국회의장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리 위원장은 지난 7일 중국을 방문 중이던 문 의장과 면담 자리에서 사드 문제를 언급하며 ‘분명한 입장’을 요구했다. 리 위원장의 사드 관련 압박은 사전에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문 의장은 “리 위원장이 사전에 준비해온 내용을 읽었다”고 전했다. 이 회담에 배석했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병석 의원도 이날 리 위원장과 문 의장 사이에 사드와 관련된 얘기가 오간 것을 확인했다. 

    문 의장은 리 위원장의 요구에 대해 “사드 문제는 한반도의 비핵화가 실현되면 자연히 해결될 문제”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장은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역할을 수행해줄 것”을 주문했다.

    문 의장은 또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과 관련 두 나라 사이의 인적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인들의 방한과 관광이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동아일보는 보도했다. 

    리잔수 ‘일대일로 협력’ 강조

    이날 면담에서는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한 한·중 양국의 협력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중국 신화망에 따르면, 리 위원장은 “두 나라는 개방과 협력기조를 확고히 지지한다”며 “양국이 일대일로 협력을 강화하며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국제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함께 나가야 할 것”을 강조했다.

    이에 문 의장은 “중국이 한반도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에서 보여준 건설적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문 의장은 이어 “한국은 중국과 일대일로와 더불어 각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길 희망한다”며 ”한국 국회는 양국관계가 건전한 방향으로,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중국 전인대와 우호적인 관계를 중시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베이징대 특강에서도 문 의장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실현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지적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일대일로 전략과 연계 가능성을 강조했다.

    문 의장은 이번 방중 기간 시진핑 중국 주석과 면담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문 의장은 “리 위원장, 왕치산 국가부주석과 양제츠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이들 세 사람과 만나는 선에서도 충분히 필요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중국의 시스템이 변화한 것 같다”고 말해 만남 불발에 대해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