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민이 원한다" 14일 의결 채비… 한국당 "與, 협상 의지가 없어"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수석대변인. ⓒ박성원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수석대변인. ⓒ박성원 기자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를 놓고 또 다시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불가피할 경우 자유한국당 의원들 없이 법안소위 통과를 강행할 방침이지만, 이미 패스트트랙 사태 때문에 감정의 골이 크게 깊어진 한국당은 일정 합의를 본 적이 없다고 맞섰다.

    국회 행안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오는 14일 법안소위를 열고 소방기본법·소방공무원법 등 법안을 의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거제·공수처법 패스트트랙을 강행처리한 지 보름 만이다.

    홍익표 민주당 행안위 법안소위 위원장은 "14일까지 계속해서 야당과 협의해 보겠다. 다만 한국당 간사 이채익 의원과 이야기했는데 아직까지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4월 임시국회는 지난 한 달간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아 7일 '빈손국회'라는 오명으로 마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8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한국당을 향해 "조속히 국회 정상화에 협력해줄 것을 촉구한다"면서도 "장외투쟁하는 모습을 보니 좀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국회를 이끌어갈 책임이 있는 여당이 제1야당을 향해 '핀잔'을 주는 것으로, 한국당이 국회로 복귀할 명분은 더욱 사라지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국민이 원한다"는 이유로 소방관법 처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는 강원도 화재 이후 국민의 요구가 커졌으며,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38만명의 동의를 받고 종료된 상태다. 

    이채익 "소방관 국가직화 반대 안 해… 여당이 '쇼'하고 있다"

    한국당도 소방관 국가직화 필요성에 공감한다. 이채익 한국당 의원은 "소방관 국가직화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여당이 쇼를 하고 있다"며 "저희들도 좀 더 실효성 있고 실질적인 처우개선 방안을 제안하려고 하는데 (민주당이) 그런 과정들을 무시하고 밀어붙이려고 하니까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9일 국회 행안위 회의에 소방관복을 입고 출석하는 퍼포먼스를 벌였으며, "밤을 새워서라도 법안 통과를 위해 논의할 의지가 있다"는 말을 앞세웠다.

    이채익 의원은 법안소위 불참 이유에 대해선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국회에 들어갈 수 있는 명분을 없애버렸다"고 설명하며 "민주당이 협상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야다의 이 같은 견해에 대해 홍익표 위원장은 “한국당 의원이 오지 않으면 의결정족수만 채워서라도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강행 의지를 내세웠다. 실제로 14일 회의가 열릴 경우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민주당의 계획대로 회의가 순탄하게 열릴지도 의문이다. 행안위 법안소위 의결정족수를 채우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10명 중 과반수인 6명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 

    바른미래 권은희, 또 다시 '키맨'으로 부상

    민주당 의원은 5명으로 한국당 의원 전원 불참을 감안하면 바른미래당 간사인 권은희 의원의 출석이 캐스팅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패스트트랙 정국과 유사하게 권 의원이 또 다시 '키맨'으로 부상한 모양새다.

    현재 권 의원은 민주당과 한국당 양당이 합의해야 출석하겠다는 주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당의 장외투쟁 상황과 국민의 요구를 고려하면 계속 이 같은 주장을 고수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홍익표 위원장은 “(권 의원이 출석여부에 대해)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다”며 “마지막까지 설득해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