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트럼프-文, 北 FFVD 달성방안 논의"…'식량 지원' 언급안해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오후 10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5분간 전화로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후 양국의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4일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쏜 지 3일 만이다. 

    한미 정상 간 통화 이후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지원을 지지한다"고 발표했지만, 백악관 발표에서는 식량 관련 이야기는 없었다. 한미 양국 간 미묘한 견해차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민정 "트럼프, 北 식량 제공 지지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한미 정상 간 통화 직후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엔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북한 식량 실태보고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시의적절하며 긍정적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이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화 1시간여 뒤에 나온 백악관 발표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북 식량 제공을 지지했다"는 청와대 발표 내용이 통째로 빠졌다. 

    이날 백악관은 저드 디어 부대변인 명의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북한 관련 최근 동향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의 달성 방안을 논의했다"는 짧은 논평만 냈다. 고 대변인의 발표에서는 'FFVD'란 표현은 없었다. 

    고 대변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북한의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한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정상은 이번 발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면서 가능한 한 조기에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방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양 정상은 북한의 발사 직후 한미 양국 정부가 긴밀한 공조하에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 매우 효과적이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특히,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신한 트윗 메시지가 북한을 계속 긍정적 방향으로 견인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트위터에 "김정은은 나와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고 대변인은 또 "양 정상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에 방한하는 방안에 관하여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5~6월 일본을 방문하는 길에 한국방문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날 두 정상이 논의한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방안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방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 역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틀 만인 지난 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40분간 통화했다. 북한 미사일의 직접적인 사정권에 있는 우리보다 하루 일찍 일본과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이다. 통화시간도 문 대통령과 통화보다 5분 길었다. 

    고 대변인은 통화가 늦었던 배경에 대해 "일단 1차적으로 분석을 정확하게 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정확한 분석이 이루어진 이후에 우리 입장을 수립하고, 거기에 대해서 한미 간의 의견교환이 이루어지는 순서로 가야 되기 때문에 7일 저녁에 하는 것으로 결정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8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에 저희 한국정부는 신중한 태도로 일관을 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글, 국무부장관의 발언 등을 종합해봤을 때 지금 북한을 둘러싸고 있는 현 상황을 완전히 깨지 않고 관리가 되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8일 방한하는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청와대도 방문할 것이라며, 접견 대상과 관련해서는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