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초청 간담회서 "국정농단 사실이라면 반헌법적"…"국민 사이 적대감 걱정" 발언도
  •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사회원로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사회원로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국정농단·사법농단 수사에 대해 "이제는 적폐수사 그만하고 좀 통합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 그런 말씀들을 많이 듣는다"며 "살아 움직이는 수사에 대해서 정부가 통제할 수도 없고 또 통제해서도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제 개인적으로는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아주 심각한 반헌법적인 것이고, 또 헌법 파괴적인 것"이라며 "이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타협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사회원로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박근혜 정부 때 벌어진 국정농단·사법농단 사건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반발하는 사안이다.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문제로 장외투쟁에 나선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이날 작심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그래서 빨리 진상을 규명하고 청산이 이루어진 다음 그 성찰 위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나가자는 데 대해서 공감이 있다면 그 구체적인 방안들에 대해 얼마든지 협치하고 타협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패스트트랙' 문제를 두고 여야 4당과 자유한국당이 대치하는 정치상황을 염두에 둔 듯 "정치권이 정파에 따라서 대립이나 갈등이 격렬하고 또 그에 따라서 지지하는 국민 사이에서도 갈수록 적대감이 높아지는 현상들이 가장 걱정스럽다"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주 초 방한한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피녜라 대통령님 말에 의하면 여소야대 상황이라서 정치적 대립이 많지만, 여야 간에 외교문제라든지 칠레경제를 발전시키는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초당적인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그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말씀이 참으로 부러웠다"고 말했다.  

    이홍구·이종찬·윤여준·김우식·송호근 등 참여 간담회

    이날 오찬간담회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김우식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 안병욱 한국학중앙연구원장, 김영란 대법원 양형위원장,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 김지형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장,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 등 사회 원로 12명이 참석했다. 

    윤여준 전 장관은 "6월이 지나면 임기의 반환점을 돈다. 시기적으로 성과를 내야 할 때"라며 "민주당은 여당 된 지 2년이 됐는데 야당처럼 보이고 있다. 융통성을 보여야 한다. 이런 국면에서는 대통령이 나서지 않으면 문제를 풀기가 힘들다. 대통령께서 정국을 직접 풀려는 노력을 하셔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우식 "한 계파의 대통령 아냐…탕평 나서주길"

    참여정부 때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김우식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은 인사와 경제문제를 언급하며 "한 계파의 대통령이 아니라 모두의 대통령이다. 탕평과 통합, 널리 인재등용을 해주시길 바란다"며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불안, 국제정세적 불안을 빨리 종식시켜야 할 텐데, 그중에서도 경제에 대한 불안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호근 교수는 "정권 2년이 되고 반환점을 돌고 있는데 정책기조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기존 2년의 평가가 성공했어도 실패했어도 새로운 것을 보고 싶어하는 국민들의 요구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명자 전 장관은 "요즘 뉴스를 보지 않고, 정치에 혐오를 느끼는 분이 많은 것 같다. 이는 국가적 불행"이라며 "모든 이슈에서 진보와 보수 두 갈래로 갈라져서는 해결하기 어렵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어떻게 분열에서 통합으로 이끌지'다. 결국 우리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