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들과 '사보임' 설전 중 임이자 의원 '신체 접촉'… 직후 병원행
  • ▲ 문희상 국회의장이 패스트트랙 철회를 요구하며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다른 일정으로 의장실을 나가려던 중 임이자 의원의 얼굴을 만지고 있다. ⓒ송희경 의원실
    ▲ 문희상 국회의장이 패스트트랙 철회를 요구하며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다른 일정으로 의장실을 나가려던 중 임이자 의원의 얼굴을 만지고 있다. ⓒ송희경 의원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성적 논란 소지가 있는 신체접촉을 해 파장이 일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24일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과 관련, 국회의장실을 집단 항의방문했다. 문 의장은 한국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다 임이자 의원의 복부 측면과 볼을 손으로 만졌다. 한국당은 법률 검토 후 문 의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발조치할 방침이다. 

    송희경 한국당 의원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임 의원이 심각한 정서적 쇼크를 받아 국회에 있을 수 없어 병원에 간 상황”이라며 “임 의원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상황이라 성적 모멸감이 어느 정도일지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문 의장은 한국당 의원들의 항의에 답변을 거부한 채 약속이 있다며 황급히 자리를 피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임 의원이 사보임에 대한 견해 표명을 재차 요구하자 문 의장이 임 의원의 복부를 두 손으로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임 의원이 ‘이러면 성희롱’이라고 강력 항의하자 (문 의장은) ‘이렇게 하면 되겠느냐’며 임 의원의 얼굴을 두 차례 감싸고 어루만졌다”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임 의원이 이에 대해 재차 항의하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문 의장은 거침없이 또 다시 양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행동을 한 뒤 항의를 받자 급하게 의장실을 빠져나갔다”며 “임 의원은 국회 파행 관련 의장에게 정당한 요구를 했는데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성적 표현으로 모멸감을 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 의원도 여성으로서 성적 수치심, 모멸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문 의장의 이 같은 행태는 임 의원 개인뿐 아니라 모든 여성의원, 나아가 여성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강력 규탄하며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한다. 또 성희롱을 넘어 성추행까지 가는 문제인지 법률을 검토한 후 고발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文 의장 측 "신체접촉 있었지만, 성추행 아냐"

    반면 문 의장 측은 한국당 의원들이 의장을 막아선 상황에서 불가피한 신체접촉이 일어났을 뿐 성추행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문 의장이 이동하는데 임 의원께서 정면으로 막아서서 신체접촉이 있었지만 이를 성추행이라고 주장하는 건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포함한 한국당 의원들이 24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실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동료의원 성폭행한 문희상 국회의장 사퇴하라'는 현수막을 걸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포함한 한국당 의원들이 24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실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동료의원 성폭행한 문희상 국회의장 사퇴하라'는 현수막을 걸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이날 한국당 의원들은 문 의장에게 바른미래당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직 사보임을 신청할 경우 허가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하고, 패스트트랙 안건도 본회의에 상정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문 의장은 “(패스트트랙 절차가) 앞으로 많이 남아있다”면서 “최선을 다하겠지만 부득이한 경우 도리가 없다. 국회법 규정에 의장의 권한이 있으면 행하겠다”며 한국당의 요구를 일축했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문 의장이 의장실을 빠져나가려 하자 한국당 의원들이 막아서면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문 의장은 “이렇게 겁박해선 안 된다”고 항의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고성이 오가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문 의장은 한국당 의원들과 계속된 설전 끝에 탈진했다고 한다. 문 의장은 국회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다 ‘절대적인 안정을 요한다’는 의료진의 소견을 받고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으로 향했다. 박수현 국회의장비서실장은 “문 의장이 굉장히 충격이 심했다”고 전했다.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 의장은 “제1야당의 요청에 교묘한 말로 이리저리 답변을 회피하면서 오히려 큰소리로 야당의원을 훈계하듯 하더니 저혈당 쇼크가 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에 지장이 없길 바라지만, 그 모든 것이 ‘할리우드 액션’일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은 그 자리에 있었던 의원, 언론인들이 모두 본 객관적 상황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체접촉 논란에 대해 “이것은 여성의 문제만인 것도 아니다. 물론 여성이기 때문에 더 가중해서 생각은 해야 하지만, 설령 남성의원이었다 해도 의장의 행동은 동료 의원에 대한 존중이나 개인 인격의 자유에 대한 인식이 없는 사람이란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