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광화문에 2만 당원 집결… 황교안, '헌재 장악' 거론하며 "文의 독재와 싸우겠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국무총리였던 나도 외국 대통령과 20분 통화... 트럼프 대통령과 몇분 얘기했나"

    '광화문 광장'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투사'로 변신시켰다. 20일 한국당 장외투쟁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정면으로 저격한 황 대표는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대북제재를 풀어달라고 사방팔방 구걸하는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자존심을 어디다 팔아놨나"고 그가 외치자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2만 여명(한국당 추정)의 당원들이 다함께 文정권 규탄에 함성을 보탰다.

    황 대표는 이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집회에 참석해 "피끓는 마음으로 광화문에 처음 나왔다"고 운을 뗀 후 "북한 김정은의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는 모습을 더이상 참을 수가 없다"며 "문 대통령은 김정은 대변을 중단하고 무너진 한미동맹을 즉각 되돌려놔야한다"고 외쳤다.   
  •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자유한국당이 대규모 장외투쟁을 열었다.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포함해 소속 국회의원, 전국 당협위원장 및 당원들이 모였다. ⓒ박성원 기자
    ▲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자유한국당이 대규모 장외투쟁을 열었다.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포함해 소속 국회의원, 전국 당협위원장 및 당원들이 모였다. ⓒ박성원 기자
    대표 취임 후 첫 장외집회...文 향한 선전포고

    이번 장외집회는 황교안 대표 취임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주식투기 논란에 휘말렸던 이미선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오후 1시경부터 세종문화회관~동화면세점 앞은 붉은 상의를 입은 한국당 당원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문재인 이제그만' '문재인 심판' 등의 손피켓을 들고 연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황 대표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몸통으로 지목돼 구속됐던 김경수 경남지사가 77일만에 보석 석방된 것과 관련해 "친문무죄, 반문유죄"라며 "힘도 없는 지난 정권 사람들은 아무리 나이가 많고 병에 시달려도 감옥에 가두더니, 8800만건의 댓글 조작으로 감방에 간 김경수 지사는 풀어줬다"고 비판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하는 듯했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은 영국 총리, 프랑스 대통령 면전에서 박대당하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는 몇 분 단독회담 했나. 심지어 나도 총리 시절 다른 나라 대통령과 최소 20분은 얘기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주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장외투쟁 전경. 한 참가자가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는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박성원 기자
    ▲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주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장외투쟁 전경. 한 참가자가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는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박성원 기자
    "좌파정권 무면허 운전이 나라를…"

    이날 장외투쟁에서는 "이미선 헌재 임명으로 문 정권의 '방어 정족수'가 확보됐음은 물론 국회의 역할이 사라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헌법재판 9명 중 6명만 말 잘 듣는 사람을 앉히면 못할 일이 없다"고 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 국보법 폐지하려고 얼마나 안달을 부렸나. 근데 야당이 반대하고 국민 저항이 거세 좌절됏다. 그런데 지금 헌재에 좌파 이념서클에서 활동하던 6인을 임명했다. 누군가를 시켜 국보법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만 내면 이 6명은 소리소문없이 위헌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문재인 정권이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친문재판소'를 만들려고 한다"고 꼬집으며 "문재인 정권은 북한만 바라보고 적폐청산만 아는 '북적북적 정권'이다. 좌파정권의 무면허 운전이 자유민주주의, 삼권분립, 시장경제라는 대한민국 3대 기둥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소리높였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20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투쟁에 참석해 가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박성원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20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투쟁에 참석해 가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박성원 기자
    집권 2년만에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 강행 '15명'

    이번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강행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없이 임명된 인사는 총 15명이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기 4년간 청문보고서 채택없이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 인사가 총 10명이다. 반면 문 대통령은 집권 2년 만에 15명이라는 기록을 갈아치웠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전 국방장관, 홍종학 전 중기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장관, 박영선 중기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효성 방통위원장, 양승동 KBS 사장, 이석태·이은애·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등이다.

    이를 두고 김태흠 의원(한국당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장)은 "도대체 이 정부는 국민도, 국회도, 인사청문회도 아무 필요 없는 정부다. 대법원을 비롯한 사법부에 이어 언론 장악, 그리고 마지막으로 헌재까지 장악했다.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역사 등 모든 것을 물갈이하려는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투쟁에 참석한 모습. 참가자들이 흔들고 있는 태극기와 성조기 사이로 보이는 황 대표 얼굴.ⓒ박성원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투쟁에 참석한 모습. 참가자들이 흔들고 있는 태극기와 성조기 사이로 보이는 황 대표 얼굴.ⓒ박성원 기자
    황교안 "국민들이 문 정권 심판하고 있어"

    세종문화회관 앞 장외투쟁이 마무리된 후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당원들은 장외투쟁을 청와대 인근 효자동 주민센터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이어갔다. 황 대표는 "좌파독재 중단하라" "경제폭망 책임져라" "종북 굴종외교 포기하라"등의 구호를 연달아 외쳤다.

    이날 황 대표가 "이 나라가 무너져가고 있다. 문 정권 출범 후 대한민국 시계가 거꾸로 간다. 자유민주주의를 망치고 시장을 파탄내고 있다. 문재인 정권 좌파독재에 맞서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 선봉에 서겠다"고 호소하자 장외투쟁에 참석한 당원들은 연신 환호했다. 

    한국당 당색인 붉은색 점퍼를 입고 곳곳에 서있던 참가자들은 "대표가 저리 말하니 속이 다 시원하다. 우리도 싸워야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집회를 마무리한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국민들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있다고 본다. 그것이 오늘 반영된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국당은 향후 앞으로도 제2 장외투쟁, 제3의 투쟁도 얼마든지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일단은 기다려보겠지만 계속해서 정부가 이렇게 마이웨이한다면 계속 장외집회를 열어야한다고 본다. 오늘의 집회는 목까지 차오른 정부에 대한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