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CTAD ‘브렉시트가 개도국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비관세 혜택 사라져 한국 '손실'
  • ▲ 지난달 21일 EU본부에서 브렉시트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뉴시스.
    ▲ 지난달 21일 EU본부에서 브렉시트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뉴시스.
    영국이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의 대(對)영국 수출이 8000억원 이상 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유엔 직속 기구인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지난 9일 발간한 ‘브렉시트가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노딜 브렉시트’ 때 영국의 교역국들에 미칠 손익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교역량은 전 세계 무역의 약 3.5%를 차지한다. 지난해 영국은 6800억 달러(약 773조원) 규모의 상품을 수입한 것으로 보고서는 집계했다. 

    그러면서 ‘노딜 브렉시트’의 경우 영국에 대한 수출감소로 타격을 입을 국가로 EU와 터키에 이어 한국을 지목했다. 

    한국은 2018년 수출액의 14%에 해당하는 7억1400만 달러(약 8100억원)가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터키도 지난해 수출액의 24%에 해당하는 24억 달러(약 2조7000억원) 감소하리란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EU는 지난해 수출액의 11%인 355억 달러(약 40조3500억원)가 줄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됐으며, 파키스탄·노르웨이·아이슬란드·캄보디아·스위스도 주요 피해국 목록에 올랐다.

    한국을 포함한 상당수 국가들이 EU와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영국과 교역하는 상태였다. 따라서 영국이 EU 비회원국으로 전환되면 지금까지 누리던 혜택이 사라져 그만큼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에 피해가 불가피하다. 

    중국·미국·일본 등은 도리어 이익

    반면, EU와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은 최혜국대우(MFN) 조건을 따르기 때문에 ‘노딜 브렉시트’가 실현될 경우 오히려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최혜국대우는 한 국가가 통상교역에서 어떠한 국가에 부여하는 최상의 권리와 이득을 다른 국가들에도 동일하게 부여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중국의 경우,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대영 수출증가액이 지난해 수출의 17% 수준인 102억 달러(약 11조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도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지난해의 9%인 53억4000만 달러(약 6조710억원) 증가할 것으로 보았다. 

    일본은 지난해 수출액의 38%에 해당하는 49억 달러(약 5조5000억원)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일본의 경우 EU와 FTA를 체결한 상태지만 지난 2월1일에야 효력이 발생해 FTA에 따른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영국이 '노딜‘ 상태로 유럽연합을 떠날 경우 개발도상국은 물론 선진국들도 교역조건의 변화로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 경고했다.

    이와 관련, UNCTAD의 국제교역분과 파멜라 코크 해밀턴 위원장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는 단지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특히 EU 회원국이 아닌 국가들의 영국시장 진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