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회 이승만포럼… 이춘근 연구위원 “文, 종전선언 거론해 한미동맹 이상기류 생겨”
  • ▲ 1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진행된 제98회 이승만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기륭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진행된 제98회 이승만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기륭 기자
    “현재 한미동맹이 잘 돼가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춘근(66)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린 제98회 이승만포럼에서 “한미동맹은 70년가량 된 성공적 동맹”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동맹의 기본 조건을 ‘공통의 적을 가진 나라들이 군사적 대응을 함께한다고 약속한 관계’라고 정의하며, 한미동맹 근거로 6·25전쟁 이후 1953년 체결된 한미방위조약을 들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전쟁 후 한국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한미방위조약을 체결하며 미국에 동맹을 제의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미동맹은 한국전쟁 종식 과정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탁월한 외교역량으로 체결된 것”이라며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냐 아니냐에 따라 한미동맹이 제대로 되거나 망가지는데, 현재 한미동맹은 어떤가”라고 반문했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한미동맹에 이상기류가 흐르는 이유로 남북·미북회담 과정에서 불거진 ‘종전선언’을 꼽았다.

    그는 “북한 입장에서 종전선언은 6·25전쟁을 끝내는 선언”이라며 “종전선언은 북한 말로 민족해방전쟁을 끝낸다는 의미인데, 북한 사상·체제상 적을 없애기 전까지 민족해방전선을 끝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 ▲ 이춘근 선임연구위원.ⓒ이기륭 기자
    ▲ 이춘근 선임연구위원.ⓒ이기륭 기자
    한미동맹은 전략적 문제 

    이 연구위원은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주한미군이 철수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주한미군 철수,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반환 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주한미군 주둔은 한미방위조약 4조에 근거한 것”이라며 “6·25전쟁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미방위조약 4조는 ‘상호적 합의에 의해 미국의 육·해·공군이 대한민국 영토 내와 그 부근에 배치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어 그는 “전작권 반환은 독립과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작전통제권은 미국 군대가 전쟁 발발 시 최종 책임을 지도록 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작권은 한미 양국이 동의한 뒤 선포할 수 있는 '전략적 문제'라는 설명이다.

    한반도 통일을 둘러싼 국제정세에 대한 의견도 냈다. 이 연구위원은 “통일은 본질적으로 국제문제”라며 “국제정치학의 기본은 이웃에 힘센 나라가 생기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과 일본이 한반도 통일을 반대하는 상황”이라며 “국제정치의 역학구조가 통일을 허락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이승만포럼은 '21세기 동북아 안보환경과 한반도의 운명'을 주제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이 연구위원이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한반도 주변 국제정세에 대한 내용을 발표한 뒤 질의응답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