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중앙위 부위원장 등 요직 3개 차지… 전문가들도 몰라… "김일성 관계자" 추정
  • 최고인민회의 전날인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는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고인민회의 전날인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는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이 10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 대진군’을 목표로 제시하며 당 중앙위원회, 당 중앙검사위원회,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과 내각, 각 도당위원장들을 교체했다. 이 가운데 새로 등장한 ‘김조국’이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김조국은 등장하자마자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핵심 요직 3개를 차지했다.

    또 북한 선전매체가 언급한 이름에 현송월·최선희·리만건·조용원·최휘·정경택·신룡만 등 측근 대부분이 포함됐지만,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겸 노동당 부위원장,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김정은 “제재 가하는 적대세력에 심각한 타격 줘야”

    북한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사회주의 건설에서 ‘자력갱생’ 강조 ▲최고인민회의에서 발표할 국가 지도기관 구성안 등을 논의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최근 열린 미북 정상회담의 기본 취지와 북한의 처지를 설명한 뒤 “자립적 민족경제에 뿌리를 둔 자력갱생을 통해 사회주의 건설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돼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우리의 노선이 천만 번 옳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됐다. 자력갱생과 자립적 민족경제는 우리식 사회주의 존립의 기초이자 혁명의 존망을 좌우하는 생명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각 조직들에 경제발전에 매진할 것을 독려하는 한편 ‘자력갱생’을 위한 ‘절약투쟁’과 ‘사상교육’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자력갱생 대진군’을 수십 번 강조했다.

    그러나 최고인민회의에 제출할 국무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명단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대신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정치국, 정치국 후보, 당 중앙위원회, 당 중앙위원회 후보, 당 중앙검사위원회,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들을 새로 임명했다.

    현송월·최선희·김철상, 당 중앙위원 임명

    새로 임명된 인물 가운데 눈길을 끄는 이름이 있다. ‘김조국’이다. 김조국은 이번에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동시에 맡았다. 그러나 그의 이력이나 사진 등은 지금까지 공개된 적이 없다. 통일부 등 정부 내에서도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에 오른 인물에 대한 정보가 없어 당혹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美CSIS 패러렐 비욘드가 공개한 열병식 준비 위성사진. ⓒCSIS 패러렐 비욘드 화면캡쳐.
    ▲ 美CSIS 패러렐 비욘드가 공개한 열병식 준비 위성사진. ⓒCSIS 패러렐 비욘드 화면캡쳐.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김조국에 관해 “북한소식을 잘 아는 사람들도 처음 듣는 이름”이라며 그의 정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의 이름이 가명이거나 김일성과 관련 있는 인물일 것으로 추측했다.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최휘, 국가보위상을 맡은 정경택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 됐다. 자강도 도당위원장 김재룡도 정치국 위원이 됐다. 조직지도부 부부장으로 김정은의 현지지도를 자주 수행해 ‘실세’로 불렸던 조용원은 정치국 후보위원에 임명됐다.

    모란봉악단을 이끄는 현송월, 석탄공업상 문명학, 노동당 39호실장 신룡만, 화학공업상 장길룡, 군수경제 책임자인 조춘룡 제2경제위원회 위원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대동신용은행 다롄지점장을 맡았다 미국 금융제재 대상이 된 김철삼 등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이 됐다. 다른 위원들이 대부분 내각 장관급임을 고려하면, 현송월·최선희·김철삼은 김정은의 큰 신임을 얻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내각 총리인 박봉주, 당 군수공업부장 리만건은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됐다. 리만건은 김재룡 자강도 도당비서, 당 군수공업부장을 지냈던 태종수와 함께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도 맡았다. 리만건은 당 중앙위원회 부장도 겸직하게 됐다.

    美 CSIS “북한, 대규모 열병식 준비”... 軍 “그런 동향 없다”

    한편, 미국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한반도 연구 프로그램 ‘휴전선 너머(beyond parallel)’는 10일(현지시간) “북한군이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4월15일)’ 또는 인민군 창건일(4월25일)에 맞춰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북한전문가 조지프 버뮤데즈 박사와 빅터 차 CSIS 한국석좌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일 평양 인근 미림열병식연습장에 217대의 군용차량이 모인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이들은 “군용차량이 대규모로 모인 것만 보고 열병식을 준비한다고 결론짓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과거 사례로 미뤄 볼 때 김정은이 미국에 보여주려는 의도로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신무기를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군당국은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CSIS의 분석과 관련해 “대북정보사항이고, 외신 또는 외부 연구기관에서 내놓은 결론에 대해 군이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일단 한미 공조하에 예의주시 중인 사안이기는 하나 (열병식 개최로) 확인된 바는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