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경 넘어 베트남 진입… 한국 대사관 늑장으로 다시 중국 추방, 강제북송 위기
  • ▲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여곡절 끝에 중국을 거쳐 베트남으로 탈출했다 베트남군에 붙잡힌 북한주민들이 현지 한국공관의 늑장 대응으로 중국으로 추방됐다고 <조선일보>가 4일 보도했다. 중국으로 추방된 북한주민들은 공안에 의해 십중팔구 강제북송당한다.

    북한인권단체의 말을 인용한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한국으로 오려던 탈북자 6명이 중국 국경을 넘어 베트남 하띤 지역에서 베트남군에 발각됐다. 이 과정에서 3명은 도망쳤지만 3명은 베트남군에 붙잡혔다. 이들 탈북자는 양강도와 함경북도 출신 30대 남성 1명, 20대 여성 2명이다. 지난 3월 중순 압록강을 넘었다고 한다.

    탈북자들이 체포됐다는 소식을 들은 북한인권단체는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탈북자들을 체포한 베트남 군부대 지휘관이 “이 사람들, 자기네가 한국인이라고 주장하는데 신원보증해줄 사람이 전화하면 한국으로 보내주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사관 측은 “본부 지시가 없으면 일 처리가 어려우니 외교부에 먼저 연락하라”고 답했고, 외교부 담당부서에 전화하니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는 “이 말을 듣고 외교부에 베트남 군부대 지휘관 휴대전화번호까지 전달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외교부와 한국 대사관으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한 베트남 군부대는 이튿날 탈북자 3명을 중국으로 강제추방했다. 외교부 측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우리도 해당 탈북자들의 안전을 위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탈북자들이 베트남이나 태국 등에서 붙잡히면 중국으로 강제추방되는 경우가 많다. 북한 보위성·보위사령부와 협조관계인 중국은 탈북자들을 대부분 강제북송한다. 북한으로 끌려간 탈북자들은 강제노동에 시달리거나 자칫하면 정치범수용소에 갇히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