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000억 흑자→ 2018년 1700억 적자…"적립금, 3년 뒤엔 반토막" 7년 흑자 끝나
  • 국민건강보험공단. ⓒ연합뉴스
    ▲ 국민건강보험공단. ⓒ연합뉴스
    건강보험 재정이 지난해 당기수지적자 1778억원을 기록하면서 2010년 이후 7년 연속 이어지던 흑자행진을 마감했다. 건보 보장 항목을 대폭 늘린 정부의 의료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가 지난해 본격 시행되면서 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14일 건강보험공단 재정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건보 수입은 62조1159억원이었지만, 지출은 62조2937억원으로 1778억 원의 당기수지적자를 기록했다.

    건보 재정은 2010년 1조2994억원의 적자를 낸 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연속 흑자를 냈다. 2011년 6008억원, 2012년 3조157억원, 2013년 3조6446억원, 2014년 4조5869억원, 2015년 4조1728억원, 2016년 3조856억원, 2017년 7077억원 등이다.

    건보 누적 적립금 역시 2011년 1조원을 처음 넘어선 뒤 2017년 20조7733억원으로 계속 증가했으나 지난해 20조595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사실상 문재인 케어의 여파다. 실제로 건보공단은 문재인 케어가 마무리되는 2022년에는 누적 적립금이 11조원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로 지출 급증

    풍부한 곳간으로 여겨지던 건보 재정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국내최대 의료단체인 대한의사협회를 위시한 주류 의료계의 우려처럼 예측된 일이었다.

    문재인 케어의 골자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다. 환자가 의료비 전액을 부담하는 비급여 진료를 차례차례 건보를 적용하는 급여로 전환하면서 건보 적용범위가 넓어졌고, 보험급여 지출비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그간 건보 보장성 강화는 점진적으로 진행돼 왔으나, 문재인 정부가 급격한 비급여·급여 전환정책을 펼치면서 의료계의 고심이 깊어가고 있다.

    진료 품질도 나빠져

    정부는 건보 보장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2022년까지 5년간 1조원에서 1조2000억원가량의 건보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재정집행계획을 세웠다. 향후 이 같은 적자가 지속되고 한국이 본격적인 고령화사회로 진입할 경우 건보 재정상황은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노인인구가 늘고 필수 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현실에서 정부의 급진적인 의료정책으로 진료의 질적 하향은 물론 건보 재정도 낭비되고 있다"며 "의협에서는 건보의 이번 적자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적자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