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청장 “경찰 윗선 유착 의혹 발언 확인…사실여부 수사"
  • ▲ 민갑룡 경찰청장(사진 우측). ⓒ뉴시스
    ▲ 민갑룡 경찰청장(사진 우측). ⓒ뉴시스
    여성을 상대로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30) 씨와 해외투자자 상대 성접대 의혹을 받는 그룹 '빅뱅'의 승리(29·본명 이승현)가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하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이 우리를 봐주고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경찰총장’이 실제 존재하는 직책은 아니지만 경찰청장 등 전·현직 경찰 고위간부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강도높게 수사할 방침을 밝혔다.

    "버닝썬 사태, 합동수사팀 꾸려 총력수사"

    민갑룡 경찰청장은 13일 오후 경찰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가수 정준영이 주도한 카톡방에서 '경찰총장(경찰청장의 오기)이 뒤를 봐준다'는 얘기가 오갔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 카톡방의 사본 일부를 제보받아 수사 중이라고 밝힌 민 청장은 “정준영과 그의 연예인 지인들, 클럽 직원들이 포함된 이 카톡방의 누군가가 경찰청장을 언급하며 자신의 뒤를 봐준다는 식으로 말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번 사건에 경찰 최고위층까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포착된 만큼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철저히 수사·감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의혹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재 내사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감찰 과정에서 어떠한 비리나 범죄가 발견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단죄하겠다”고 덧붙였다.

    민 청장은 "업소들의 각종 불법행위와 경찰의 유착비리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기 위해 조용식 서울청 차장이 책임을 맡는 합동수사팀을 구축·운영 중"이라면서 "기존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지능범죄수사대·사이버수사대·마약수사대의 정예 수사팀을 합류시켜 총력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국장을 책임자로 하는 관련 기능 합동점검단을 편성·운영해 일선에서 하는 수사가 외압이라든가 내부의 문제들로 인해 방해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찰총장’ 직책 없지만...경찰 최고위층 연루 의혹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총장'이라는 단어가 언급된 대화는 2016년 7월쯤 작성된 카톡방에 들어 있었다"며 "(클럽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인물이 '옆에 있는 (경쟁)업소가 우리 업소 내부 사진을 찍는 일이 생겼는데, 경찰총장이 이런 점에 대해 (우리 뒤를) 봐주고 있다'고 말한 대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누가 이런 말을 했는지 특정되지 않았고,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는 업소를 지칭한 것인지 나와 있지 않아 현재 사실 확인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일명 '정준영 카톡방'에서 경찰청장이 뒤를 봐준다는 말이 나온 시기는 강신명 전 청장이 경찰의 수장을 맡았을 때다. 그러나 카톡방 참여자가 '검찰총장'을 '경찰총장'이라고 잘못 말한 것일 수도 있어 현재로선 강 전 청장을 언급한 말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