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제재 보고서 공개…전문가 “암호화폐 가격급등 배후에 北 있을 수도”
  • ▲ 2017년 북한 관련 8건의 사건과 세계 주가, 금 가상화폐의 평균변동률 비교그래프. 출처: LONGHASH
    ▲ 2017년 북한 관련 8건의 사건과 세계 주가, 금 가상화폐의 평균변동률 비교그래프. 출처: LONGHASH
    북한 정찰총국이 2017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주도한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의 암호화폐거래소에 대한 5차례의 사이버 공격으로 총 5억7100만 달러(한화 약 645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엔 안보이사회가 3월 발행한 대북제재 보고서를 인용했다. 피해 금액은 2018년 중국-북한 교역액인 2억2000만 달러(한화 약 2450억 원)의 2배를 넘는 금액으로,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주 외화 수입원이 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체크’에서 지난해 1월 발생한 해킹피해도 이에 포함됐다.

    또한 2018년 경제제재를 피한 해상 불법환적이 148건이 있었으며, 이중에는 금지물품인 석유제품 약 5만8000배럴 어치의 밀수가 포함돼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2018년에는 북한 사이버 공격의 의해 2000만 달러 이상의 부정송금이 있었다며, 유엔 안보리는 회원국에게 향후 추가 대북제재 이행시 그동안 발생한 사이버 공격의 실태를 참고할 것을 권고했다.

    에밀리 파커 “北, 대외도발 때마다 암호화폐 가격상승”

  • ▲ 2017년 북한관련 8건의 사건별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환율변동 그래프. 출처: LONGHASH
    ▲ 2017년 북한관련 8건의 사건별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환율변동 그래프. 출처: LONGHASH
    해킹도난과 관련해 미래예측회사 ‘리코디드 퓨쳐’(Recorded Future)의 프리실라 모리우치는 자사블로그에서 2017년 발생한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의 7만 달러 상당 비트코인 도난, ‘유빗’거래소의 7000비트코인 도난 사건 등 두 차례의 도난, 2017년 9월 발생한 ‘코인이즈’ 거래소 도난(피해금액 비공개), 그 외 십수 차례에 걸친 도난시도와 피싱시도 모두 북한과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 및 뉴욕타임즈에서 기자로 일한 에밀리 파커는 2017년 암호화폐 가격 급등 역시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등 도발과 관계가 있다고 암호화폐 전문사이트 롱해쉬(LONGHASH)에서 주장했다.

    파커는 구체적으로 2017년 북한과 관련된 8건의 사건(미사일 발사 4건, 핵실험 1건, 미-북 비난전 2건, 미국 군사행동 1건)과 당시 암호화폐의 평균가격 변동률을 비교하며, 코스피(-0.44%)나 금(0.26%) 변동률과 비교해 비트코인 (3.84%), 이더리움(4.64%)의 변동률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7년 9월 일본을 향한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때 비트코인은 15%, 이더리움은 17% 상승했다. 파커는 이런 상관관계에 대해 한국의 투자가들이 북한과의 긴장고조로 원화하락을 우려해 대북 긴장이 고조될 때 마다 암호화폐 구입에 열을 올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같은 9월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이 “북한을 완전파괴 할 수밖에 없다” “선전포고다” 등의 설전을 주고받을 때 비트코인은 6.6%, 이더리움은 3.5% 상승했으며, 2017년 8월 일본을 향한 미사일 시험발사 때는 비트코인 4.5%, 이더리움은 6.5% 상승했다.

    모리우치 “암호화폐거래소 도난 사건, 모두 北과 연관”
  • ▲ 이탈리아 가상화폐 사업가 페드리코 텡가가 평양과기대에서 비트코인 강의계획을 밝히며 올린 트위터
    ▲ 이탈리아 가상화폐 사업가 페드리코 텡가가 평양과기대에서 비트코인 강의계획을 밝히며 올린 트위터
    그러나 리코디드 퓨쳐의 모리우치는 북한이 암호화폐 상승이나 시장교란을 노리고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며 미국과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정황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제재 상황에서 급전이 필요하여 익명성이 보장된 암호화폐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모리우치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의 암호화폐 사이버 공격 수단으로는 비트코인 및 모네로 채굴,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절도, 북한 고유의 수법으로 알려진 랜섬웨어 워너크라이(WannaCry) 등이 있다. 이런 방법으로 북한은 한때 1만1,000비트코인까지 보유했는데, 이는 시기에 따라 1500만 달러에서 최고 2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다.

    북한이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정황은 여러 군데에서 나타난다. 2018년 1월 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한 사이버 보안회사가 앱이 가동되면 자동으로 김일성 종합대학으로 암호화폐를 송금하는 악성 앱을 발견했다. 또한,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추적이 비교적 어려운 ‘모네로’가 향후 북한의 타겟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언급했다.

    북한이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적도 한 차례 있다. 이탈리아의 암호화폐 사업가인 페트리코 텡가는 2017년 11월 트위터에, 자신이 북한의 평양과기대를 방문해서 비트코인에 대해 강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의 강의 내용은 초보 수준이었으며, 학생들의 관심도 낮았다고 밝혔는데, 이는 북한이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대외 공개한 사례라고 모리우치는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