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장밋빛 환상만 이야기했다"

자유한국당은 28일 2차 미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가 결렬된 직후 이른바 '문재인 정부 패싱' 의혹을 제기했다. 미북회담이 결렬되기 직전까지 우리 정부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후 북핵외교안보·국가안보특위 위원들과 2차 미북회담 결과 발표를 시청한 후 “미북회담이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되는 동안 우리 정부는 장밋빛 환상만 이야기했다”고 질책했다. 

황 대표는 “한국당은 말로만 그치는 협상이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이뤄내는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미북회담이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됐다”며 "북핵 상황의 엄중함과 우리 현실을 명확히 보여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들의 기대가 불안으로 바뀐 상황”이라며 “하루 속히 국민 안심시킬 수 있는 정부의 입장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한국과 미국 정부의 원활환 소통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미북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상회담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 간의 활발한 소통이 있었느냐에 대해서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중재 실패 책임을 들고 나왔다. 

그는 “미국 조야에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야기했는데 우리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비핵화를 섞어가면서 사용했다”며 “정부가 큰 로드맵 없이 영변 핵시설 폐기정도만으로도 획기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잘되기 위해선 속도가 맞아야 한다”며 “너무 한쪽이 가속화되면 절대로 비핵화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다”며 “한미 간에 아주 긴밀한 공조만이 북한의 비핵화를 좀 더 빠르게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책임론이 나오는 것은 정부가 미북정상회담 결렬 직전까지 회담 결과에 대해 낙관적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당초 미북 정상은 이날 오후 1시55분(현지시간 오전 11시55분) 오찬을 갖고, 오후 4시(현지시간 오후 6시)에 하노의회담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후 2시를 기점으로 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갔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미북회담 결렬 상황을 발표하기 직전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오후 4시 북미 정상의 하노이선언 서명식을 여민관 집무실에서 참모들과 TV로 시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윤상현 의원은 미북회담 관련 동향을 문 대통령에 보고한 정의용 안보실장을 언급하며 "정의용 실장과 백악관 안보 라인 사이에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본다"며 "정의용 실장이 사정을 제대로 몰랐기 때문에 4시에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회담 결과를 시청한다는 말을 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백악관의 입장은 처음부터 올바른 합의가 아니면 언제든 (회담을) 깰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지만, 청와대는 백악관 사정을 몰랐다”며 청와대와 미 백악관 사이의 의사소통 부재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