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재판, 얼마든지 법리 다툼 할 수 있다"면서…'박근혜 탄핵' 재론은 "국민모독"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박성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박성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자유한국당 당권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 반면 김경수 경남지사에 유죄 판결을 내린 법원을 비판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는 견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여당의 '김 지사 재판불복' 논란에 대해 "재판 결과에 대해선 얼마든지 법리적 다툼을 할 수 있다"며 "법적인 논리에 근거해 재판 결과를 분석해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를 압박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사법부의 독립은 사법부가 신뢰와 권위를 지킬 수 있을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김 지사의 1심 판결과 관련해 "판결문 분석결과 형사소송법에 규정한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문제가 되는 판결을 내렸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국회에서 열린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2017년 탄핵은 우리 국민이 이뤄낸 위대한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3·1운동에서 시작된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온 국민이 분연히 떨쳐 일어선 민주혁명"이라고 규정했다.

    앞서 전날 한국당 전당대회 TV토론회에 출연한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어쩔 수 없었느냐'는 질문에 'X' 팻말을 들었다. 황 전 총리는 "객관적 진실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치적 책임성을 물어 탄핵 결정을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홍 원내대표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여야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탄핵소추가 이뤄졌고, 헌법재판관 만장일치로 탄핵이 결정된 바 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탄핵이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명백한 자기부정이고, 민주주의를 수호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일갈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탄핵이 어떤 과정으로 이뤄졌느냐"며 "국민이 추운 겨울 내내 1000만 명 넘게 촛불을 들었고, 이를 통해 탄핵 반대에 소극적이던 의원들의 입장을 바꿔 어렵사리 3분의 2 이상이 탄핵에 동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황 전 총리의 발언은 이 같은 과정이 녹아 있는 국민의 의사를 깡끄리 무시한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공당의 대표 자질이 의심된다"며 "탄핵 후 대통령권한대행으로 있던 분이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난했다.

    한국당 "민주당은 여론왜곡당... 법치주의 흔들어"

    이 같은 민주당의 '이중 잣대'에 야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김경수 지사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대선 여론조작 범죄를 비호하기 위해 사법부는 물론 이 나라 법치주의까지 마구 흔들어대고 있다"며 "홍영표 원내대표의 부당한 프레임 씌우기 공식에 의하면, 민주당은 '여론왜곡당'이 된다. 홍 원내대표는 여론 왜곡 방법에 대한 고민보다 어떻게 민생을 살필 것인지 먼저 고민하시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민주주의 국가의 집권여당이 재판불복 선언을 하며 민주주의의 주적인 대선 여론조작 범죄자를 구하기 위해 사법부를 흔드는 기괴한 행태를 개탄한다"며 "민주당은 대선 여론조작 범죄자인 김경수 지사 구하기와 사법부 장악 시도를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날 '김경수·드루킹 게이트 진상조사특위'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대한 유죄의 증거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김경수 일병을 구하기 위해 판결에 대한 자의적 해석으로 재판부를 조롱하고, 사법부를 능멸하며, 삼권분립을 뒤흔들고 유린하는 민주당의 태도는 결국 국민들에게 심판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