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관을 전기장치로 바꿔 폭발 효율 높이는 방식… 한국도 2009년 개발
  • ▲ 미국은 1980년대 초반부터 전열 화학포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트 빅픽쳐 관련화면 캡쳐.
    ▲ 미국은 1980년대 초반부터 전열 화학포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트 빅픽쳐 관련화면 캡쳐.
    중국군이 최첨단이라고 자랑하는 ‘자화(磁化) 플라스마 대포(Magnetized Plasma Artillery)’는 한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이미 수십 년 동안 연구해온 ‘전열화학포’로 보인다. 한국은 이미 2009년 120mm 구경 전열화학포 실험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 영문 기관지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9일 중공군의 무기 조달 사이트에 ‘자화 플라스마 대포’ 시험 시스템 조달을 검토 중이라는 공고가 났다고 보도했다. 공고문에는 ‘자화 플라스마 대포’의 이론 검증과 발사 시스템을 개발할 입찰자를 모집한다고 돼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공고문에는 구체적 내용이 나와 있지 않지만 인민해방군 기갑학교가 2015년 국가지적재산권국(특허청에 해당)에 같은 명칭의 특허를 낸 적이 있다”며 “중공군이 이번에 개발하려는 무기는 플라스마를 발사하는 게 아니라 이를 활용해 초고속으로 포탄을 쏘는 유형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관련 특허에 따르면, ‘자화 플라스마 대포’는 포신 주변과 내부에 자기장을 띤 장비를 장착했다. 포탄을 발사하면 장약이 터지면서 발생한 가스의 일부가 플라스마로 바뀌고, 이를 이용해 자기장을 발생시켜 포신과 포탄 간 마찰을 없애 포탄 발사 속도를 한층 빠르게 만든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론적으로 레일건은 포탄 속도가 마하 7을 넘을 수 있지만 발사장치가 너무 커 대형 전투함에만 장착할 수 있으나 중국이 특허를 낸 이 기술은 전차나 자주포 등에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공군 ‘자화 플라스마 대포’, 서방의 ‘전열화학포’와 대동소이

  • ▲ 자기장을 포탄 추진력(운동에너지)로 활용하는 대포의 종류. 전열 화학포는 레일 건 이전의 단계로 취급한다. ⓒ넥스트 빅픽쳐 관련화면 캡쳐.
    ▲ 자기장을 포탄 추진력(운동에너지)로 활용하는 대포의 종류. 전열 화학포는 레일 건 이전의 단계로 취급한다. ⓒ넥스트 빅픽쳐 관련화면 캡쳐.
    국내 언론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를 인용해 중공군이 대단히 특별한 무기를 개발한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미국·러시아·일본 등이 개발 중인 레일건과, 기존 화약을 사용하는 대포의 중간단계로 알려진 ‘전열화학포’를 중국식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대포는 뇌관에 충격을 주면 폭발하는 장약의 에너지를 포탄의 추진력으로 쓴다. 이때 열 손실 등으로 인해 장약의 폭발력은 포탄의 추진 에너지로 100% 활용되지 못한다. 그러나 ‘전열화학포’는 뇌관을 전기장치로 바꿔 장약의 대부분이 동시에 폭발 에너지로 바뀌도록 만들었다. 또한 포신의 안과 밖에는 고열의 폭발가스를 이온화하는 전기장치가 붙는다. 이를 통해 폭발가스를 이온화해 포탄과 포신 간의 마찰을 없앰으로써 발사 속도를 대폭 높여 더욱 큰 운동에너지를 얻도록 하는 것이다.

    엄청난 전력을 소모하는 레일건에 비해 크기도 작고 전력 소모도 적은 ‘전열화학포’는 1980년부터 미국에서 차세대 전차 주포로 개발됐다. 이 아이디어는 곧 많은 서방국가들에 영향을 줬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국방과학연구소(ADD)는 1992~1997년 구경 20mm, 1998~2006년 구경 30mm, 2007~2009년 120mm 구경의 ‘전열화학포’ 개발시험을 실시했다.

    21세기 들어 서방국가들은 전기 관련 기술이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전열화학포’는 물론 ‘레일건’의 전력 효율화 및 장비 소형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