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르고 등 따스한 인민을 정녕 원할까?대북 제재 완화 노린 현장 연기(演技)할 듯결국 ‘돼지저금통 채우기’ 위한 얕은 술책
  • 李 竹 / 時事論評家

      “상하이가 천지개벽됐다!”

      북녘의 독재정권을 세습한 ‘백도혈통’(百盜血統)의 ‘식견(食見)있는 지도자(脂盜者)’가 2001년 1월 뛔국의 상하이(上海)를 방문했다. 이른바 ‘개혁·개방’으로 급속히 발전한 뛔국 경제의 현장을 보고 이렇게 짖어댔다. 그리고 “상하이의 눈부신 발전상을 보니 중국 공산당과 인민의 선택이 옳았다”는 그 무슨 어록(語錄)까지 남겼다고 한다.

      당시 ‘햇볕’을 숭배하던 이 나라 얼치기 정치인·지식인 등등과 언론들은 호들갑을 떨어댔다. 물론 국제사회의도 크게 주목했다. “북한이 개혁·개방에 나설 의사가 있다”며 김칫국을 사발 째 들이켰다. 마침 그 전년 6월에 이른바 ‘평양 상봉’, 즉 남북정상회담이 있었기에 더더욱 그랬을 듯하다. 그러나... 

      18년여가 지난 지금 돌이켜 보건대, 그 ‘지도자’(脂盜者)의 의중이 과연 ‘개혁·개방’에 있었을까? 왜 “천지개벽”을 입에 올렸을까? 검증되지 않은 개인적인 추론이다. 과연 궤변일지...

      애비로부터 독재정권을 물려받은 그는 흔들리는 권력을 틀어쥐기 위해 2∽300만명의 인민, 특히 적대계층을 기획(企劃) 아사(餓死)시켰다. 그리고 ‘평양 상봉’을 통해 남녘으로부터 막대한 조공(朝貢)과 함께, ‘흡수통합[자유통일] 포기’를 우려냈다. 남녘 얼간이들의 ‘햇볕정책’에 편승하여 나름 독재권력을 치밀하게 단도리한 것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인민들의 탈북(脫北) 행렬과 국제사회의 여러 압박, 특히 인권 문제 제기와 권력세습으로 인한 왕따 등은 힘에 부쳤다. 따라서 이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특단의 술책이 필요하지 않았겠나. 

      바로 “북한이 개혁·개방에 나설 의사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천지개벽할 정도로 발전한 뛔국 상하이의 실상을 북녘의 정보를 독점한 그가 몰랐다는 건 웃기는 얘기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안전보위부’는 결코 바지저고리가 아니다. 현장에 가서 눈으로 직접 봐야만 알겠는가. 막말로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먹어 봐야 구분이 되는가 말이다.

      “천지개벽”을 짖어대며, 속으로는 다짐하고 스스로에게 외쳤을 게다. 
      “우리에겐 개혁·개방이 필요 없고, 해서도 안 돼!” 인민들의 배가 부르고 등이 따스해지면 다음은 어찌 되는가. 그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 후에도 그는 뛔국을 몇 차례 더 방문한다. 헌데 별 의미가 없었다. 누군가의 말마따나, 즈그 별칭[食見있는 脂盜者]에 걸맞게, 원조 짱꿰 요리가 땡기면 불쑥 압록강을 건넜던 건 아닌지. 그리고 18년여가 지났다. 2019년 2월의 마지막 즈음이 다가온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사 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17일 베트남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공장 주변을 둘러봤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따라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전후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할 가능성이 큰 김 위원장이 삼성전자 현지 공장을 전격 방문하는 파격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삼성전자 생산 공장 방문이 이뤄진다면, 이는 북한 당국이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발전 노선을 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내보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아무개 일간신문의 엊그제 보도다. 대부분 남녘 언론의 보도가 이런 식이다. 이른바 ‘공영방송’은 따끔 더하다. 세습독재자의 ‘개혁·개방’ 의지를 앞 다투어 포장·선전해 주기에 바쁘다.

      과연 북녘의 세습독재자가 베트남의 개혁·개방의 실상을, 경제 발전의 속사정을 그 현장에 가서 보기 전에는 모르고 있을 거라고? 다시 지적하건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보기관’은 허수아비일까? 그렇다면...

       ‘2차 미-북 정상회담’... 그리고 ‘비핵화 협상’... 북녘 세습독재자의 입장은 어떨까?

      남녘 ‘거간꾼’의 끈질긴 엄호와 지원 속에 밀고 당기며 쇠심줄 마냥 버티기를 한다. 이에 살짝 더하여, 국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렸으면서도 대통령 재선(再選)을 갈구하는 양키나라 ‘도’통령에게 성과로 떠벌릴 수 있는 ‘땡처리’ 건 몇 개를 던져주면 된다. 정 필요하다면, 그깟 것 ‘대륙간탄도미사일’ 몇 개 포기한다. 다시 만들지 뭐...
      그리하여 손아귀에 쥔 핵무기는 건재할 것이다. 너무 꽉 쥐어서인지 손바닥 땀은 조금 묻을지 모르겠지만, 북녘은 실질적인 ‘핵보유국’이 된다. 그런데...

      양키나라 ‘도’통령과 그 언저리, 그리고 ‘의회’(議會)까지 나서서 “대북 경제제재 지속”을 떠벌린다. 제재 완화·해제에 무척 인색하다. 국제사회의 여론도 좋지 않다. 현실적으로는 ‘돼지저금통’이 바닥이다. 
      그래서 애비의 길을 다시 걷기로 한다. 베트남과 비슷하게 개혁·개방을 추진할 의사를 표명한다면,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제재 완화’의 커다란 명분이 될 수 있다. 물론 인민들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것처럼 그럴 듯하게 포장해야 되겠지. ‘돼지저금통’만 채우려는 속심은 철저히 감추고...

      이렇듯 베트남은 2월의 마지막 이틀 밤에 펼쳐질 ‘비핵화 사기극(詐欺劇)’과 대북 제재 완화를 노린 ‘개혁·개방 쑈’의 멋진 무대가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 쑈 무대에 서는 뒤룩 광대는 베트남의 산업 현장, 그러니까 ‘도이모이’가 살아있는 곳에서 짐짓 놀라고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을 것이다. 비릿한 웃음과 함께 지 애비가 “천지개벽”을 짖었던 그 느낌으로...

      물론 속으로는 다짐하며 스스로에게 외칠 것이고. 
      “개돼지 인민들이 ‘개 가죽[革]’을 뒤집어쓰고 ‘개 집구석[房]’에서 살던 말든, 내 생애에 결코 조선의 ‘개혁’(改革)·개방(開放)은 없다!”

      이제 이 나라 ‘국민’들은 그저 넋 놓고 바라보기만 해서는 안 될 거라고 감히 주창한다. 수년 전 아무개 신문의 사설(社說) 한 구절을 인용한다.

      “세습독재는 결코 독재자 스스로 막(幕)을 내리지 않는다. 안에서 들고 일어나고 밖에서 두드리는 두 힘이 호응할 때만 가능한 일이다”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