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5.18부터 처리”vs 한국 "손혜원 국조만 요구했는데 與가 거부"… 국회 파행
  • ▲ 여야 3당 원내대표가 18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회동을 가졌지만 의견차로 인해 협상이 결렬됐다. 사진 왼쪽부터 나경원 자유한국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뉴시스
    ▲ 여야 3당 원내대표가 18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회동을 가졌지만 의견차로 인해 협상이 결렬됐다. 사진 왼쪽부터 나경원 자유한국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뉴시스
    1월에 이어 2월 임시국회도 안개 속에 빠졌다. 여야3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18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논의 테이블을 열었지만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다. ‘5.18 막말’ 한국당 의원 징계를 요구하는 민주당과 ‘靑 특별감찰반 수사관 특검’ ‘손혜원 의원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한국당 사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당 간 샅바싸움이 지속될 경우 한 달 이상 지속된 국회 파행 사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홍영표 민주당·나경원 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2월 임시국회 일정 등 논의를 위해 만났다. 3당은 비공개 협상 전환 전 공개 모두 발언 때만 해도 ‘국회 정상화’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듯 했으나, 회의 1시간 만에 결렬됐다. 민주당은 한국당에 ‘5.18 막말’ 의원 징계안 상정을, 한국당은 서영교‧손혜원 의원 징계안 상정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된 사항은 없다”며 “한국당과 민주당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헤어졌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서로 이견 있는건 계속 이야기하더라도 국회는 계속 열어놓고 가야한다”면서도 “한국당이 결단을 내려서 (5·18 폄훼 발언을 한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을) 국회에서 추방할 수 있도록 받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나경원 "민주, 손혜원 국정조사도 거부"

    반면 나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손 의원 국조 요구는 최소한의 요구임에도 불구, 여당이 협상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김태우‧신재민 청문회’ 개최, 조해주 중앙선관위원회 상임위원의 임명 철회, 김경수 재특검 등은 접고 국회 정상화를 위해 최소한의 조건을 이야기 했다”며 “그럼에도 여당이 응하지 않는 것은 국회 정상화의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당초 요구사항의 대부분을 ‘협상’을 위해 내려놓고, 손 의원 국조만을 ‘2월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내걸었으나, 이마저도 여당이 거부했다는 게 나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한국당은 그동안 국회 정상회 조건으로 ‘김태우 특검’ ‘신재민 국회 청문회’ ‘손혜원 국정조사’ ‘조해주 선관위 위원 임명 철회’ 등을 요구해 왔다. 

    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여당이 특검 수용에 매우 부정적이니 국정조사를 진행하자고 했고, 여당이 주장하는 국회의원 이해충돌조사위원회 설치도 사실상 받아들였다”면서 “이런 수준에서 국회를 정상화하자고 제안했으나 여당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불발되면서 2월 국회 정상화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회가 ‘민생 법안’ 처리는 뒷전인 채 정쟁만 벌인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국회는 야4당의 요구로 1월 임시국회를 소집했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개점휴업’ 상태를 지속하다 17일 종료됐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표면적으로 ‘조건 없는 국회 정상화’를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5.18 막말’ 사태를 ‘정쟁화’하는 모양새를 자초해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5.18 막말’ 사태를 빌미로 국회 공전의 책임을 한국당에 전가, ‘무책임한 여당’이라는 지적이다. 

    "5.18을 정치쟁점화" 비판도

    실제로 홍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청와대 특별감찰반 특검과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 관련 청문회, 무소속 손혜원 의원에 대한 국정조사 등을 내건 야당의 요구에 대해 “수용하기 힘들다”고 잘라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누가 봐도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면서 국회 문을 닫아놓는 것은 정말 옳지 않다”며 “한국당이 5.18 망언 문제부터 분명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17일에도 민주당은 ‘5.18 막말’ 사태를 꺼내들며 ‘2월 국회’ 성사 여부에 대한 공을 한국당으로 넘겼다. 이날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른바 ‘망언 3인방’에 대한 국민 기만적인 징계 유보 조치에 이어 무자격 위원 추천 강행의사까지 분명히 함으로써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와 정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오만하고 뻔뻔스러운 태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일 국회 윤리특위가 열릴 예정이다. 나 원내대표의 입장으로 보나, 윤리특위가 자유한국당 의원이 위원장이라는 사실로 보나, 얼마나 제대로 ‘망언 3인 의원들’ 문제를 다룰지 회의적”이라면서 “간곡히 호소한다. 들끓는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민주주의 역사에 부끄럽지 않으려면 단호하고 추상같은 조치로 반민주주의적인 의원들을 단죄해야 한다. 그것이 경색된 국회를 푸는 첫 출발”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