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유시민, 조국 ‘몸값' 상승…차기 대권론 확산되면서 '文 레임덕' 부추기기도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고칠레오' 일부 캡쳐.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고칠레오' 일부 캡쳐.
    ‘안이박김’이 떠난 자리에 유시민‧이낙연‧조국이 치고 올라오는 모양새다. 여권의 유력 잠룡으로 평가되던 안희정‧이재명‧박원순‧김경수가 차례로 정치적 치명상을 입자, 경쟁자(?)였던 이들의 몸값이 상대적으로 뛰고 있는 것이다. 

    당초 안희정 전 충남지사, 이재명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김경수 경남지사는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분류됐다. 

    그러나 안 전 지사는 김지은 전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며 회생불능 상태에 놓였다. 이 지사도 ‘여배우 김부선 스캔들’ ‘혜경궁 김씨’ 등 의혹은 불기소되며 일단락됐지만, ‘친형 강제입원설’이 여전히 걸림돌이다. 박 시장은 이들에 비해 여전히 ‘건재하다’는 평가지만 최근 ‘3선 시장’에 걸맞지 않는 행정력이 도마에 오르며 존재감을 잃어가는 형국이다. 여기에 김 지사도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로 1심에서 실형선고를 받으며 대권 반열에서 낙마했다. 

    이른바 ‘안이박김’ 수난설이다. 일부 친문 핵심 세력이 유력 잠룡인 ‘안희정→ 이재명→ 박원순→ 김경수’에게 정치적 치명상을 입힌 뒤, 그 자리에 자기 세력 인사를 앉힌다는 것이 해당 소문의 골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살아남은 대권 주자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낙연 국무총리,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대 수혜자'

    우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안이박김’ 수난설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유 이사장 본인은 지난해 10월 노무현재단 이사장 취임 당시 일각의 ‘정계복귀설’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이처럼 유력 잠룡이 줄줄이 낙마하면, 정권 연장을 위해 ‘삼고초려’식으로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현재 각종 여권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유 이사장이 1‧2위를 다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후 ‘유 이사장이 나서야 승리할 수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면 자신도 ‘못 이기는 척’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전철도 이 같은 ‘유시민 등판설’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도 2004년 제17대 총선을 앞두고 ‘차출설’이 끊이지 않았지만 “정계복귀는 없다”고 공언한 이력이 있다. 2010년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문 대통령은 당시 “정치에 관심 없다”고 재차 못 박았다. 그러나 이후 ‘시대의 부름’에 따라 인생 항로를 바꿨다며 정계에 복귀했다. 결국 유 이사장도 본인 의지를 꺾고 정계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유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활동 자체가 이미 ‘정치’ 행보라는 평가도 있다. ‘장외’ 정치일 뿐 현 정부의 ‘메신저’ 역할을 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 이사장은 방송을 통해 정부 핵심 인사들을 출연시키거나, 야당에 맞설 ‘싸움꾼’을 자처하며 화제성을 낳고 있다. 이는 충분히 정치인으로서 ‘몸집 키우기’로 읽힐 수 있다는 평가다. 

    호남출신 이낙연 총리로 '집토끼' 몰이

    마찬가지로 이낙연 총리의 존재감도 확연히 상승되는 분위기다. 이 총리는 여권 대선 구도 변화에 따라 언제든 상수(常數)로 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회의원 4선을 경험하고 민선 전남도지사를 역임, 현실 정치 경험이 풍부하는 점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이 총리가 ‘호남 출신’이라는 점도 집토끼들을 결집시킬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이 총리에게는 ‘총리 대권 징크스’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역대 총리 출신들은 한 번도 대권을 거머쥐지 못했다. 최종 또는 중도에 뜻을 접은 경우가 많았다. 이회창, 고건 전 총리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조국, 내년 총선 PK 차출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경우에도 초반에는 유 이사장과 이 총리와 함께 유력 대권 주자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잇단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의혹’ 등의 총 책임자로 지목되며 한동안 몸을 웅크리는 모양새였다.

    그러다 최근에는 ‘조국 총선 차출설’로 대세가 기울었다. 2020년 총선의 전략적 요충지인 PK(부산‧경남) 지역에서 승리를 위해 조국 수석이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수석은 지난해 6.13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특히 조 수석은 PK가 정치적 고향인 문재인 대통령의 초대 민정수석으로서 상징성이 적지 않다는 시각이다. 

    다만 조 수석이 청와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총선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특감반 사태에 대한 결자해지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크다.  

    '이유조' 상승세가 레임덕 부추겨

    한편 일각에서는 이 같은 여권 잠룡들의 주가 상승세가 문재인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상황에 벌써부터 대권 주자가 구체화되는 것은 문재인 정권에 결코 이로울 게 없다는 관측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대선 여론조사야 인기투표 수준이고, 대통령 집권 3년차에 징크스가 오는 것도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여론에서 벌써부터 ‘차기 대통령 후보군’이 구체화되는 것은 그만큼 현 정부의 존재감이 낮아지는 방증”이라며 “결국 여권의 ‘유력’ 잠룡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문 대통령의 지지기반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이라고 관망했다. 
  • 이낙연 국무총리가 1월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데일리DB
    ▲ 이낙연 국무총리가 1월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데일리DB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뉴데일리DB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뉴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