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송된 기상 예보, 이튿날 정규 뉴스에 또 내보내 '물의'
  • ▲ 지난 13일 방송된 'KBS 뉴스9' 기상 예보 화면. ⓒ연합뉴스/KBS화면캡처
    ▲ 지난 13일 방송된 'KBS 뉴스9' 기상 예보 화면. ⓒ연합뉴스/KBS화면캡처
    KBS가 하루 전 방송했던 '오늘의 날씨'를 'KBS 뉴스9' 날씨 예보 코너에 그대로 내보내는 방송 사고를 저질렀다. 전날 송출한 기상 예보를 정규 뉴스에서 재방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오후 9시 'KBS 뉴스9'의 마지막 코너에 소개된 날씨 정보는 전날 전파를 탄 녹화분이었다. 기상 정보 화면에 '2월 12일 날씨'라는 자막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지만 방송 당시 이 사실을 알아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뒤늦게 이날 방송된 날씨 뉴스가 재방송됐다는 사실을 파악한 KBS는 '마감 뉴스'를 통해 사과 입장을 밝혔다.

    KBS는 이튿날에도 'KBS 뉴스9' 시간을 통해 사과 입장을 전달했다. 엄경철 앵커는 14일 방송을 마무리 짓는 클로징 멘트에서 "어젯밤 9시 뉴스에서 전해드린 'KBS 날씨'가 제작진의 착오로 그 전날인 12일 제작물이 방송됐습니다.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히며 고개를 숙였다.

    이와 관련, KBS 측은 "파일을 매핑해서 방송하는 형식이 도입된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이런 사고가 났다"며 "변명의 여지 없이 제작진의 실수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KBS공영노동조합(위원장 성창경, 이하 공영노조)은 15일 'KBS 뉴스9 날씨정보 재방송 사고, 제정신인가'라는 제하의 성명을 내고 "KBS가 편파·왜곡 방송도 모자라 이제는 날씨 정보 재방송까지 하고 말았다"며 "한때 대한민국의 대표 방송으로서, 최고의 시청률과 신뢰도를 자랑하던 'KBS 뉴스9'의 추락이 끝이 없어 보인다"고 개탄했다.

    공영노조는 "소소하게 날씨 정보를 잘못 방송했다고 나무라느냐고 할진 모르겠지만, 날씨에 생계가 걸린 사람들도 있고,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면서 "무엇보다 재난주관 방송사인 KBS의 메인뉴스에서 이런 사고가 난 줄도 모른 채 방송을 했다고 하니, 참으로 한심할 뿐"이라고 밝혔다.

    공영노조는 "정권이 바뀐 뒤 특정 노조 중심으로 회사가 운영되고, 적폐청산이라는 명목으로 보복 등이 자행되면서 회사 기강이 말이 아니게 무너졌고, 공정한 보도, 대국민 서비스, 성실함 등은 이미 예전의 가치가 돼버린 듯하다"면서 "KBS가 없어지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권력의 품을 떠나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와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