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병훈 의원 비서, 국회 분신 남성에 "통구이 ㅋㅋ" 조롱… 파문 커지자 급삭제
  • ▲ 1일 오전 국회 잔디밭에서 분신으로 추정되는 승용차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과 경찰 관계자들이 감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종현 기자
    ▲ 1일 오전 국회 잔디밭에서 분신으로 추정되는 승용차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과 경찰 관계자들이 감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종현 기자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비서가 국회에서 분신해 크게 화상을 입은 남성을 '통구이'라고 비하해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 소병훈의원실 7급 비서 이모 씨가 지난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국회 잔디광장에서 분신을 시도한 60대 남성의 사진을 게시한 뒤 "사상이나 종교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여러분... 이런 분들 특징이 목숨 아까운 줄 모르죠"라고 적었다.

    이씨는 분신을 시도한 남성이 '국회는 국가의 심장과 같은데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적은 글을 두고 "애국자께서 국회는 나라의 심장 이래 놓고 심장에 불을 질렀어요"라고 조롱하면서 함께 올린 사진에 '#국회 #여의도 #분신 #분신자살 #혐오 #실시간뉴스 #불 #쥐불놀이'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에 "이게 무슨 일이냐"는 댓글이 올라오자 이씨는 "통구이 됐어 ㅋㅋ" "통구이 됐음"이라고 비웃는 답글을 달았다.

    "쥐불놀이" "통구이 됐어 ㅋㅋ" 조롱도

    해당 글로 논란이 일자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 전환한 이씨는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통구이' 발언은 지인이 쓴 댓글에 다시 댓글을 달면서 쓴 표현"이라며 "처음에 그분이 극우세력이라고 생각해 비꼬듯 글을 올렸지만 성급하고 잘못된 생각이었던 것 같다.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어 "당사자와 가족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소병훈 의원실에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소 의원실은 15일 오전 관련 질문에 "이후에 확인해주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씨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자치분권균형발전위원회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보좌하는 소 의원은 최근 "한국 경제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라고 주장해 '왜곡'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 1일 분신한 63세 남성은 국회 잔디광장에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신체의 21%에 3도 화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분신 직전 "촛불연대·태극기부대는 반목하기보다 진정한 애국애족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국회는 국가의 심장과 같은데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있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호소문을 국회에 뿌렸다.

    한국당 "극우 사상 가지면 불 타 죽어도 되는가"

    파문이 일자 장능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15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 소속 공직자들에게 묻는다. 극우나 극좌 사상을 가지면 불에 타 죽어도 되는가?" "죽음 후에도 조롱거리로 남아야 하는가? '일하는 국회'를 주문하며 분신한 60대 국민의 죽음 앞에 흘릴 눈물은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장 대변인은 이어 "민주당 소속 일부 공직자들의 생각이야말로 '홀로코스트'적이며 '히틀러의 나치'스럽다"며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비극적 죽음 앞에서도 조롱거리가 되는 세상이 무섭다"고 말했다.

  • ▲ ⓒ인스타그램 캡쳐
    ▲ ⓒ인스타그램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