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매체 '메아리', "日 핵무장 마무리 단계"… 개연성 떨어져 '미·일 이간질' 분석
  • 2016년 8월 입각했던 이나다 도모미 전 방위상. 그는 일본 정치인 가운데 대표적인 핵무장론자다. 하지만 방위상이 된 이후로는 그런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6년 8월 입각했던 이나다 도모미 전 방위상. 그는 일본 정치인 가운데 대표적인 핵무장론자다. 하지만 방위상이 된 이후로는 그런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 북한 선전매체가 “일본이 최근 핵무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일본이 미국을 향해 핵공격을 퍼부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는 지난 13일 '원한과 복수-섬나라의 와신상담'이라는 글을 올렸다. <메아리>는 글에서 1895년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러시아의 개입으로 요동반도를 점령하지 못하자 복수를 다짐했고, 마침내 10년 뒤 러일전쟁에서 승리했다면서 “일본인의 피에는 ‘복수의 유전자’가 남달리 진하게 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인은 한 번 원한을 품으면 절대로 화해와 용서를 모르며, 앙갚음을 위해 자기 처자식까지 희생한다”며 “전후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과거 범죄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패전을 안겨준 나라들에 대한 원한과 재침략에 대한 야욕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메아리>는 이어 “최근 일본 내에서는 핵무장론이 점점 고조되고 있고, 아베 정권이 심상치 않게 움직인다”며 “도쿄의 모 언론사 기자가 아베 정권의 핵 프로그램을 입수해 폭로하려다 내각 정보조사실에 납치돼 혹심한 취조를 받았다는 설이 나돈다”고 전했다.

    <메아리>는 그러나 ‘아베 정권의 기자 납치·고문설’의 신빙성을 자신하지 못한 듯 “여러 가지 설들의 사실 여부는 어찌됐든”이라고 전제한 뒤 “일본의 핵무장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와 여러 싱크탱크 등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일본의 핵무장을 대단히 우려한다는 것이 <메아리>의 주장이다.

    <메아리>는 “일본의 앙심은 미국의 오만방자함으로 인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70여 년의 와신상담으로 ‘세기의 복수’를 위한 물질적, 기술적 준비를 완료한 일본이 언제 어떻게 처절한 앙갚음을 할지 누구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메아리>는 이어 일본이 보관 중인 플루토늄 47t과 우주탐사용 로켓을 무기로 만들어 언젠가는 미 대륙의 캘리포니아·텍사스·뉴욕을 핵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 선전매체의 이같은 주장은 사실과 동떨어진 것이어서 “한일 간 이간질을 하던 북한이 이제는 미국과 일본을 이간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포린 폴리시>와 미국 싱크탱크들의 주요 관심은 일본의 핵무장이 아니라 북한 비핵화와 중국의 대북지원이다. 일부 미국 안보전문가들은 북한 비핵화와 중국의 패권전략을 막지 못할 경우 한국과 일본, 대만의 핵무장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아베 정권의 기자 납치·고문’ 주장 또한 일본 비난하기를 즐기는 북한 측이 매체 이름도, 사건 발생 시기도 밝히지 않은 채 인용한 것이어서 신빙성이 매우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