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망명 준비 중"

블룸버그 통신 "부인의 종용 때문"... 과이도 지지세력 늘며 통제력 한계 달해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9.02.12 16:20:27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퇴진 압력에 강경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놓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비밀리에 망명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11일(이하 현지시간) 미주판에서 “경제 붕괴와 국제제재로 살기 어려워진 국민이 반대시위를 벌일 때마다 마두로는 통제와 감시를 더욱 강화했지만 최근 들어 반대세력이 커지면서 그의 통제력은 한계에 다다랐다”고 전제한 뒤, 마두로의 망명계획을 소개했다. 

소식통은 마두로가 비밀 망명계획을 준비하게 된 이유를 그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의 종용 때문이라고 전했으나, 종용의 배경에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풀이했다.

과이도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뒤 베네수엘라 국민뿐만 아니라 미국과 미주지역 11개국, EU 회원국, 호주, 뉴질랜드 등이 후안 과이도 임시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마두로 지지세력 사이에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 2일 트위터 동영상을 통해 과이도 지지를 선언한 프란시스코 야네즈 장군이다. 공군 소속인 야네즈 장군은 영상을 통해 다른 장교들에게도 마두로 진영을 떠나 과이도를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과이도 임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늘어나는 반면 마두로 지지세력은 줄어드는 모양새인 데다 조카 2명이 코카인 밀매 혐의로 미국 법원으로부터 징역 18년을 선고받자 그의 부인이 비밀 망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마두로를 설득했다는 것이다.

쿠바·러시아·터키·멕시코 등 마두로 받아들일 가능성 높지 않아

블룸버그 통신은 “그러나 마두로를 받아줄 나라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그는 베네수엘라 법원과 국제법이 미치지 않는 나라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마두로의 망명지로 쿠바·러시아·터키·멕시코 등을 꼽았다. 멕시코의 경우 지난해 12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취임식 때 마두로가 참석했는데, 그 때문인지 멕시코는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것과 마두로에게 망명지를 제공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게 블룸버그 통신의 풀이다. 쿠바나 러시아는 마두로를 받아들였다 미국과 대결하는 상황을 피하려는 모양새고, 멕시코 또한 ‘국경장벽’ 논란이 있지만 미국에 정면도전하려는 모습은 아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마두로를 돕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OPEC 회원국들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를 해제 또는 완화하도록 도와달라는 마두로의 호소에 “정치적 문제”라며 개입과 지원을 거절했다. 이처럼 갈 곳을 찾기 힘든 마두로에게 손을 내민 나라는 역설적이게도 미국이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주 몇몇 나라가 “베네수엘라가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며 마두로에게 망명지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해왔다고 밝혔다.

과이도 지지세력이 점점 더 커질 경우 마두로는 해외로 도피해야만 살 수 있다. 베네수엘라에 남았다가는 십 수 년의 징역과 수백억 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콜롬비아로 망명한 베네수엘라 법관들은 마두로에게 부정부패 혐의로 징역 18년3개월을 선고하고, 350억 달러(약 39조3000억 원)의 벌금을 매겼다. 동시에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마두로를 붙잡으면 라모 베르데 교도소에 수감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이 나왔을 때는 단지 상징적 의미였지만, 마두로가 퇴진하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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