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특감, 드루킹에 금융위 비리은폐·흑산도 공항 개입”

김태우 전 수사관 “靑특검반 윗선, 금융위 국장 비리 은폐, 환경부 장관 사찰 지시”

박아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9.02.10 17:32:32
▲ 김태우 전 청와대 수사관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청와대 특감반장, 드루킹 수사 조회 지시' 등 의혹을 폭로했다. 이기륭 기자
청와대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등을 폭로한 김태우 전 수사관이 10일 추가 폭로를 했다. 청와대가 ‘드루킹’ 김동원 씨가 특검에 제출한 USB 내용을 파악하라고 지시했을 뿐만 아니라 금융위원회 고위급의 비리를 덮고, 흑산도 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환경부 장관을 경질하기 위해 사찰을 지시했다는 내용이었다.

김태우 전 수사관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청와대는 내가 경찰청을 찾아가 지인의 사건을 조회했다고 감찰했지만 불법 조회를 한 것은 내가 아니라 청와대”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8년 7월 25일 오전 11시 11분경 이인걸 전 특감반장이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자신을 포함한 4명의 검찰 출신 특감반원에게 기사 링크를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인걸 전 청와대 특감반장은 드루킹 김동원 씨가 특검에 제출한 USB에 담긴 내용을 파악하라고 텔레그램으로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언론 보도는 드루킹이 60기가바이트 크기의 USB를 특검에 제출했다는 내용이었다. 13분 뒤 박 모 특감반원이 텔레그램 단체방을 통해 “USB 특검 제출은 사실이고, 내용은 김경수 경남지사와 메신저 내용을 포함해 댓글조작 과정상의 문건”이라고 보고했다.

김 전 수사관은 자신의 스마트폰 내용을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박 특감반원의 보고는 제 스마트폰에서 발견됐고, 증거 자료는 서울 동부지검과 수원지법에 완벽히 보존 중”이라며 “이인걸 전 특감반장에게 이런 지시를 한 사람인지 누군지 모두 아시겠지만 공식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수사관은 또한 “청와대 윗선의 지시로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의 비리 의혹 수사가 무마됐다”고 폭로했다. 유재수 전 국장은 현재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이다.

김태우 “유재수 부산 경제부시장 비리, 청와대가 덮었다”

그는 “K 자산운용사가 420억 원 상당의 우체국 펀드 운용사로 선정되도록 우정사업본부 등에 유재수 국장이 압력을 행사하는 등 3건의 비위 행위가 있었다”며 “이는 유 전 국장의 스마트폰 분석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유 전 국장은 벤츠 승용차 2대를 소유하는 등 공무원 급여만으로는 소유하기 어려운 자산을 갖고 있었다. 또한 유 전 국장은 자녀가 미국 워싱턴 D.C.에서 생활할 때 자신이 국제개발은행(IBRD)에서 근무할 때 만든 계좌를 사용해 송금했다고 한다.
▲ 김태우 전 수사관의 폭로 기자회견에는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도 함께 했다. ⓒ이기륭 기자.
특감반원이 이를 포함해 유 전 국장의 여러 가지 비위 혐의 조사 결과를 반부패 비서관에게 보고하고, 특감반장과 반부패 비서관이 “검찰에 수사의뢰를 해야 한다”고 상부에 건의했는데 ‘윗선의 지시’로 감찰이 중단됐다고 한다. 이후 유 전 국장은 징계를 받지 않은 채 사표를 내고, 더불어민주당 전문위원을 거쳐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임명됐다. 반면 유 전 국장을 조사했던 특감반원은 오랫동안 음해성 투서를 받는 등 시달렸고, 결국 지난해 6월 “원대복귀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김 전 수사관은 “청와대가 흑산도 공항 건설에 반대하던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을 찍어내려 했다”는 폭로도 했다. 흑산도 공항은 이명박 대통령 때부터 본격 검토된 사업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가운데 하나다.

“청와대가 흑산도 공항 반대하는 환경부 장관 찍어내려 했다”

지난해 9월 무렵 이인걸 전 특감반장과 김태곤 사무관이 자신에게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흑산도 공항 건설을 반대하니 즉시 사표를 받아야 한다”며 “자네가 김은경 장관에 대한 감찰보고서를 쓰라”고 지시했다는 주장이었다. 이때 흑산도 공항 건설을 심의하는 국립공원 위원 명단과 그 중 반대하는 위원이 누군지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김 전 수사관은 “청와대는 환경부 장관이 흑산도 공항 건설에 반대하자 그를 찍어내기 위해 특감반원들에게 감찰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했고, 반대 위원들을 찾아내라고 지시한 것”이라며 “이는 엄연히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일들은 특감반장 독단적 결정은 아닐 것”이라며 ‘청와대 고위급 인사’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청와대는 김 전 수사관의 폭로에 대해 “할 말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김 전 수사관의 폭로에 대한 질의를 받자 “김태우 건은 묻지 마라, 그럴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김 전 수사관은 현재 청와대로부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그는 오는 12일 수원지검에서 조사를 받기로 돼 있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newdaily.co.kr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