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36개국 중 4개국만 집계됐는데 '1위' 주장… 중국 추가되자 하룻만에 '거짓' 들통
  • ▲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왼쪽)과 소병훈 의원.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왼쪽)과 소병훈 의원. ⓒ뉴시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 성과를 강조하며 "한국 경제성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라고 말한 것은 집계 대상 36개국 가운데 단 4개국의 기록만 두고 한 발언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사무부총장인 소 의원은 6일 '설 민심 전달'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민이 많은 사실을 왜곡되게 알고 있다"며 "지난해 대한민국 경제에 대해 거의 '폭(삭)망했다' 수준으로 이야기하는데, 전 세계 OECD 국가 중 (한국처럼) 2.7% 이상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나라가 몇 군데쯤 되는 거 같으냐. 미국이 아직 발표가 없었는데, 현재 대한민국이 1위"라고 주장했다.

    소 의원은 이어 "과거와 비교해 봐라. 정말 어려울 때 어땠는지…"라며 "시장에서는 최저임금, 소득주도성장(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 내용을 잘 모르신다"고 덧붙였다.

    이에 '경제성장률이 세계 1위라고 했는데 사실에 부합하나' '성장률은 높은 수준이지만 국민의 이해가 부족하단 말이냐'는 질문이 쏟아지자 소 의원은 "우리 경제가 폭망한 걸로 자꾸 알리는 것 때문에..., 경제는 심리가 되게 중요한데 국민 스스로 어려워하는 게 있다는 말씀"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 ▲ ⓒOECD 홈페이지 캡쳐
    ▲ ⓒOECD 홈페이지 캡쳐

    소 의원 발언이 나온 6일 기준 OECD 홈페이지의 2018년 경제성장률 통계는 회원국 36개국 중 4개국만 기록돼 있었다. 우리나라와 오스트리아가 같이 2.7%로 공동 1위였고, 이어 스페인 2.5%, 프랑스 1.5%순이었다. 나머지 32개 회원국의 지난해 성장률 통계는 아직 집계되지 않은 상태였다.

    7일 본지가 OECD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1위 자리는 곧바로 바뀌었다. 중국의 성장률(6.6%)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미국 등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OECD는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18년 세계경제가 평균 3.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의 추가적인 큰 폭 인상은 고용과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병태 교수 "허풍 떨고 있어…  명목소득은 낮은 편"

    전문가의 구체적인 반박 의견도 나왔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 여당은 34개국 중 경제성장률이 집계된 4개국의 2018년 경제성장률을 갖고 OECD 1위라고 허풍을 떨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경제성장률이 높게 유지되어 왔는데, 염려되게도 OECD 평균성장률과 우리나라의 격차는 축소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2년쯤 더 가면 평균 이하로 내려갈 우려까지 있다"고 주장했다.

  • ▲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정상윤 기자
    ▲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정상윤 기자

    이 교수는 이어 "멀쩡한 OECD 국가 중에는 우리나라가 명목소득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소득수준이 낮은 나라의 성장률이 높은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우리보다 명목소득이 낮은 나라들은 스페인·이탈리아·터키 등 경제실정으로 위기에 빠진 나라들과 멕시코 등이고, 최근에 합류한 동유럽의 구 공산국가들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잠재성장능력을 키우고, 그 능력 이상으로 성장하는 것이 잘하는 것(지금의 미국·캐나다·아일랜드·독일의 경우)이지, 우리가 OECD의 우량 선진국들에 비해 훨씬 경제성장률이 높은 것은 과거에도 쭉 그래왔고 경제발전 단계상 당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통계 왜곡, 국민 면전에서 말해보라"

    자유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경제 통계에 불만이 있다고 통계청장을 바꾼 현 정권이지만, 이제는 OECD 통계까지 왜곡하며 국민을 속이는 민주당의 행태가 안타까울 지경"이라며 "국민을 바보 취급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이런 자료로 세계 1위 운운할 수 있나"라고 질타했다.

    이 대변인은 "민주당은 작년 경제성장률이 OECD 1위를 달성했다고 취업난과 경기 악화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 면전에서 직접 말해보기 바란다"며 "민생을 무시하고 국민을 속이려 드는 현 정권의 후안무치를 강력 규탄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