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창원성산 양보론' 일축… 정의당 "집권여당 뭐 하고 있나 의구심" 강력 반발
  •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박성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박성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남 창원성산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 오는 4월 3일 치러질 창원성산의 범진보 후보 단일화를 위한 '정의당 양보론'을 일축한 것이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승리를 위한 연대가 돼야지 패배를 위한 연대는 할 필요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훈식 전략기획위원장은 "정당은 후보를 내기 위해서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당연히 후보는 낼 것"이라며 "전술에 대해서는 당 대 당 상황으로 논의할 수 있지만 지금은 당의 후보가 이길 수 있는 데 집중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범여권 단일화'라는 표현도 문제 삼았다. 강 의원은 "정의당은 범여권이 아니라 야당"이라며 "진보개혁세력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달 안으로 재보선 후보를 결정할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정의당 텃밭' 창원성산… 이정미 "절대 질 수 없어"

    창원성산 지역구는 원래 '정의당 텃밭'이라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정의당은 창원성산 지역구 수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정미 대표는 "정의당에게 이번 선거는 질 수도 없고, 져서도 안 되는 숙명의 선거다"라며 사실상 배수진을 쳤다.

    정의당은 민주당의 공천 방침 발표 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창민 정의당 부대표는 7일 상무위원회의에서 "설 민심을 살펴보니 국민들은 과연 집권여당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표했다. 과감한 개혁이 필요한 때인데도 주춤거려 강한 실망감을 표출했다"며 "정의당은 민심의 바람을 잊지 않고 국민을 위한 정치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3선의 우상호 의원은 정치적 도리에 따른 '정의당 양보론'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TBS 라디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노 전 의원이 사망한 점을 언급하며 "경남 통영·고성은 우리가 후보를 내고 창원성산은 정의당이 내는 지역 단일화 전략을 펴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창원성산에서 선거 준비에 돌입한 예비후보들의 거센 반발이 나오자 우 의원은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 ▲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달 24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빈소에서 고인의 부인인 김지선 씨를 위로하고 있다.ⓒ뉴데일리DB
    ▲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달 24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빈소에서 고인의 부인인 김지선 씨를 위로하고 있다.ⓒ뉴데일리DB

    '노회찬 부인 공천설'… 정의당 "아직 아냐"

    정치권 일각에서는 고 노회찬 의원 부인 '김지선씨 공천설'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실제로 김 씨는 지난 2013년 남편의 의원직 상실 후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한 바 있다. 또 지난해 기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노회찬이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어 했던 꿈을 이루기 위해 일어서려 한다. 그 꿈을 이루는 길에서 늘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밝혀 정치활동에 뜻이 남아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이에 정의당 관계자는 7일 "현재까지 결정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 지도부가 후보 공천 방침을 분명히 밝혔지만 선거 국면이 본격화되면 단일화론은 다시 제기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표가 분산될 경우 자유한국당이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19대 총선 때 단일화 불발로 당시 새누리당이 승리했다.

    민주당이 후보를 내더라도 그가 선거일까지 완주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출마해서 일단 당비를 얻어 두고 막판엔 단일화를 모색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금세 판세가 드러날 텐데, 그때 가서 단일화를 논의할 수도 있다"며 "최우선 판단 기준은 창원성산에서 자유한국당을 누를 수 있느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창원성산에 민주당에서 권민호 지역위원장, 한승태 전 조선대 교수가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자유한국당은 강기윤 전 의원, 바른미래당은 이재환 부대변인이 나섰다. 정의당에선 여영국 도당위원장이 나왔다. 후보 대진표는 다음달 14일 최종적으로 완성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