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심판인 탄핵 부정 말자"…박근혜 전 대통령과 결별 강조, 사면에도 신중론
  •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뉴데일리 박성원 기자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뉴데일리 박성원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자유한국당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한국당 당사에서 출마선언식을 갖고 "단일대오의 보수 대통합과 혁신을 이뤄내 내년 총선에서 무능한 문재인 정권을 응징하고 그 힘으로 정권을 탈환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선언식에서 "1년9개월 만에 문재인 정권은 우리 대한민국을 중환자로 만들어 놓았다"며 "국가안보는 백척간두에 서 있고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제, 탈원전정책 등 아마추어 경제실험으로 빈곤층은 몰락했다. 김태우·신재민 양심적 내부고발자에 의해 정권 부패는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냉혹하다. 막연한 분노로 저들을 이기지 못한다"며 "김경수 경남지사가 법정구속되고 부정선거로 탄생해 정통성마저 의심받는 정권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국적인 국민들의 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새로운 변화는 우리의 철저한 자기반성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며 "저부터 반성하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시절 무상복지 포퓰리즘에 맞서 더 치열하게 싸웠어야 지금 세금 포퓰리즘을 막아낼 수 있었을 것인데, 제가 너무 성급했다“며 ”한꺼번에 시장직까지 걸었던 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이 당대표에 출마하는 이유가 '당 개혁'을 위해서라며, '박근혜 뛰어넘기'라는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자유한국당도 지도자 한 사람을 중심으로 권력을 좇아 편 가르고 싸워왔던 구태정치의 과거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며 "아직까지 우리 당에 덫 씌워진 '친박정당'이라는 굴레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박근혜, 국민과 당원 실망시킨 게 사실"

    그는 박 전 대통령과 관련 "대통령으로서 박근혜는 국민들과 당원들의 바람에 큰 실망을 안겨드린 게 사실"이라며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헌법적 가치에 부응하게 사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적 심판이었던 탄핵을 더는 부정하지 말자”며 "이제 우리는 '정치인 박근혜'를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버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을 극복할 수 있어야 보수정치는 부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 전 시장은 당권 주자인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와의 단일화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몸살을 앓았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홍준표와 오세훈, 이 두 사람 모두 전당대회에 나가서는 탄핵총리(황교안)를 막기 어렵다"며 "양측 실무자들도 서로 만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은 이에 대해 "질문이 너무 짓궂다"며 "양쪽에서 서로의 책 출판기념회에 축하사절단을 보낸 것은 맞지만, 침소봉대"라고 일축했다.  

    '박근혜와 결별' 강조... '사면'에도 신중론

    오 전 시장은 이날  거듭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과감한 결별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당대표 출마를 망설였던 것과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의존해 총선을 치를 수 있다는 분들을 확인했다"며 "이런 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고민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이어  “정치인 박근혜를 벗어나 원칙과 가치에 기반한 보수정당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박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 “전직 대통령 두 분이 동시에 감옥에 간 상황이 길어져서는 안 된다는 데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있을 때 가능한 화두”라고 선을 그었다. 

    오 전 시장은 내년 총선 승부가 ‘중도층 표심’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관측하며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도 생각해 달라고 호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력 당권 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그분 가슴에는 박근혜 석자가 가슴에 새겨져 있다”며 “박근혜 정부 5년 동안 법무부장관, 국무총리, 대통령권한대행을 쉬지 않고 했기 때문에 (친박)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른미래당과 합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총선에서) 분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그분들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태극기부대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 실정에 실망해 태극기를 드는 사람을 우리 당이 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자체를 부정하는 세력과는 선을 그은 셈이다. 

    오 전 시장은 출마 기자회견을 마치고 당원 밀집지역인 TK(대구·경북)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