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당대표 경선이 불붙고 있다. 이에 관심을 가진 외부 사람으로선 어느 한 사람을 지목해서 지지할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필자는 어느 한 사람을 지목해서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겠다. 다만 이러 이러한 기준에 맞는 후보가 선출되었으면 하는 정도로만 말하려 한다.

     1. 현 시국이 어떤 시국이냐 하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그것을 투철하게 내면화한 인사가 선출됐으면 한다. 현 시국은 어떤 시국인가? 자유민주 대한민국 헌법체제를 지킬 것인가, 허무를 것인가의 일대 결전이 진행되고 있는 국면이다. 이런 결정적 시기에선 기회주의, 투항(投降)주의, 이도 저도 아니라는 어중간함, 그리고 이것도 조금 저것도 조금 하는 식의 망라(網羅)주의는 허구이고 위선이다. 이런 지적(知的) 부정직성을 정면으로 배척하는 '분명한 리더십'이 새 자유한국당을 이끌게 되기를 희망한다.

     2. 열정적이지만 지성적인 리더십을 대망한다. 열정적이란 ‘웰빙’의 반대를 의미한다. 온 몸을 불살라 자유체제를 지키고 전체주의와 싸워 이기겠다는 뜨거운 신념의 리더십이다. 그러나 편협, 독선, 아집, 폐쇄, 비(非)지성에 빠지는 것을 스스로 자제하는 품격(品格)과 교양의 리더십이라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완전할 수 없다, 다만 위 기준에 최대한 미치려고 노력하는 수양(修養)은 보여야 한다. 이것은 경선과정에서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천박함을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의 문제로 귀착한다. 부디 더티 플레이나 저질경쟁을 자제하기 바란다.

     국민들도 책임이 크다. 정치인과 정치인들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것은 국민들의 수준과 특히 미디어의 수준이 바닥을 길 때 더욱 심화된다. 아름다운 사람들만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저질 대중과 저질 미디어들은 추하고 자멸적인 상황을 자초할 뿐이다. 자칭 ‘진보’가 도덕적으로 죽을 쑤고 있는 지금, 자유민주 진영은 그보다 과연 얼마나 나은 정치문화를 보여줄지, 두려운 마음으로 돌아봤으면 한다.

    류근일 / 전 조선일보 주필 /2019/2/5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