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과 협상 4일부터…미북 정상회담 실무협상서 비핵화-상응조치 연계합의 관심
  • 지난해 입국 당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입국 당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3일 오후 방한한다. 이르면 4일 열린다는 북한과의 실무협상에서 ‘종전선언’과 ‘북한 비핵화에 따른 미국 상응조치’ 등이 논의될 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 국무부는 비건 특별대표 방한 기간 등 자세한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외교부 안팎에서는 비건 특별대표가 4일부터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북한과의 협상 방향을 놓고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르면 4일 오후 판문점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실무협상을 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북측 카운터 파트는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라고 한다. 그러나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주제가 ‘북한 비핵화와 미국 상응조치’라는, 첨예한 이해를 담은 것이어서 북한과의 협상이 며칠 걸릴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에 가서 정상회담 실무협상을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예측은 지난 1월 31일(현지시간) 비건 특별대표가 스탠포드대 강연에서 밝힌 내용을 근거로 했다. 당시 비건 특별대표는 “9.19 남북정상회담과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당시 김정은이 플루토늄과 농축 우라늄 시설 페기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핵무기 및 관련 시설의 동결→신고→검증→폐기로 이어지는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런 부분들이 북한과의 실무협상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비건 특별대표가 말한 것이 미국의 요구라면, 북한은 ‘상응조치’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상응조치’에는 김정은 체제 보장, 워싱턴과 평양 간 연락사무소 설치 등 미북 관계 정상화,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등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비건 특별대표와 북한 간의 실무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는다.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가 알려진 것과 달리 핵문제 전문가고, 그가 미국의 비핵화 상응조치를 최대한 이끌어 내기 위해 쉽게 타협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어쨌든 비건 특별대표가 북한과의 실무협상을 마무리 지으면 2차 미북 정상회담의 구체적 윤곽이 들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