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규 "댓글조작, 대통령에 보고 가능성" 수사촉구… 이해찬 "감히 법사위원장이" 버럭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김경수 경남지사 선고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피켓 시위를 야당이 벌인 데 대해 "탄핵 당한 사람의 세력들이 감히 촛불혁명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대선불복으로 대한단 말인가"라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김경수 도지사 재판은 재판이고, 자유한국당이 할 일은 따로 있지 않나"라며 한국당의 청와대 시위에 대해 "대선불복을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 대표가 김경수 지사의 법정 구속 이후 공개석상에서 김 지사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이날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한국당을 맹비난했다.

    "현직 대통령 수사촉구... 있을 수 없는 일"

    이어 그는 "현직 대통령의 수사를 촉구한다든가, 이런 일은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인데 감히 법사위원장(여상규 한국당 의원)이란 사람이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을 보고서 통탄을 금할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엄중히 경고한다"며 "여러분들, 저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제가 당 대표가 되고 나서 단 한 번도 한국당에 대해 싫은 말은 안 했는데 어제 한 행동은 결코 용납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한국당을 향해 "왜 청와대 앞에 가서 대선불복이라는 망동을 하나. 그런 자세를 버리고 국회에 임하라"며 "1월 국회도 응하지 않고 2월 국회에도 응하지 않고 무엇을 하겠다는 건가. 정당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댓글조작, 대통령에 보고 가능성 커" 특검 요구

    반면 이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공식적으로는 대선불복에 선을 그었다. 그는 비상원내대책회의에서 "일부 언론에서 대선불복 프레임을 얘기하는데 우리는 대선불복이 아니다.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여론조작에 의해 실시된 지난 대선은 무효"라고 말한 것과 거리를 둔 것이다.

    한국당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해찬 대표의 발언은 대의민주주의 때문에 존재하는 공당의 대표가 할 소리가 아니다"라며 "한국당에 대선 불복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대통령 최측근 인사의 지난 대선 여론 조작 범죄를 감싸려는 작태를 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선 여론 조작이라는 민주주의 파괴 중대 범죄를 김경수 지사가 진정 독단적으로 수행한 것인지에 대한 국민적 의문은 당연한 것"이라며 "이해찬 대표는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선거의 공정성을 저해하려는 청와대와 민주당의 책동'에 대한 반성부터 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당 의원들은 전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여상규 의원은 "(댓글조작이) 문 대통령에게 보고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며 "김 지사 판결문을 참고해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해야 하고 그 수사는 특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