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서영교 김현철 김경수… 잇단 악재에 경제난… 시민들 "세금 그만 걷어라" 냉소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설 연휴를 맞아 ‘민심 잡기’에 나섰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일 이해찬 당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해 서울 용산역에서 시민들과 귀성인사를 나눴다. 

    하지만 민심은 ‘싸늘’했다. 훈훈한 설 명절 분위기를 연출하려던 민주당의 바람과 달리, 시민들은 이미 민주당에 불신 어린 시선을 보냈다. 최근 잇달아 불거진 김경수 경남도지사, 손혜원·서영교 의원 등 여당 인사들의 비위 의혹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이 같은 사안들이 설날 ‘밥상 화두’에 오른다면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용산역 회의실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오전 10시45분께 여수엑스포행 열차가 출발하는 10번 플랫폼으로 들어섰다. 이 대표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아울러 ‘아직도 허위조작 정보에 속고 계십니까’ ‘평화 경제 2019 새로운 100년’ ‘균형발전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겠습니다’ ‘국민 모두가 어디서나 골고루 잘 사는 나라’ 등이 적힌 홍보물을 시민들에게 건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황금돼지해를 맞아 모든 가정에 행복이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올해는 3.1 혁명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되는 해다. 2월 북미정상회담이 잘 되면 3~4월 남북정상회담도 잘 될 것 같다”고 기대를 전했다.

    이어 “남북이 서로 공존하는 평화로운 새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 같다”며 “7000만 민족이 하나가 돼서 대립을 극복하고 활발히 교류하며 한반도 경제가 활력을 찾는 새로운 한 해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남북 평화 기류를 앞세워 민심 잡기에 나선 행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이 대표와 악수하며 웃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최근 경제 파탄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손혜원·서영교 의원 등 각종 사태에도 불구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행보라는 목소리가 컸다. 

    시민 이영태(서울 용산구) 씨는 김 지사 사태 등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 때 국민들을 속인 정치로 시민들이 분노를 많이 했다. 문재인 정부는 ‘깨끗하다’ ‘투명하다’고 말은 하지만, 스스로 명확하게 투명하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산층에게 세금을 매우 많이 걷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부유층은 부유층대로 잘살고, 서민들은 서민들대로 지원받는데 중산층은 왜 더 힘들어져야 하나”라며 경제 양극화 문제를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시민도 “이렇게 나와서 인사하는 게 뭐가 중요한지 모르겠다”며 “이번에 민주당에 실망을 많이 했다. 남북문제만 얘기할 게 아니라 박근혜 정부와 뭐가 다른 지 직접 밝혀주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행사 중간에는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의 기습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노동자 직접 고용, 정규직 전환’ 등이라는 문구가 적힌 펫말을 들고 현장에 나타났다. 이를 당직자들이 막아서자 이들은 “밀지 말라”고 소리쳤고, 한때 소동이 불거졌다. 

    뿐만 아니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이 대표가 현장 최고위원회를 마치고 나오자 즉석 면담을 요청했다. 예산 반영이 이뤄지지 않은 장애인등급제 폐지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기 위함이었다. 한 때 농성자들과 당직자, 취재진, 경찰 등이 뒤섞여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정치 똑바로 해라" 시민들 꾸짖어

    한편 바른미래당 지도부도 같은 장소인 용산역에서 귀성객에게 인사하고,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선거제 개혁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올해는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여유로운 삶이 됐으면 좋겠다”며 “정치개혁을 통해 국민 경제를 낫게 하는 데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용산역에서 느낀 민심에 대해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시면서 ‘정치 똑바로 해라’ ‘싸움 그만하고 민생 돌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국회가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당권주자들은 홍보에 주력

    자유한국당 2.27전당대회 당권주자들도 귀성 인사에 나섰다. 

    황교안 전 총리와 오세훈 전 시장, 심재철·안상수 의원 등은 이날 오전 10시께 김병준 비상책위원장·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역에서 귀성 인사를 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과 오후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여론전에 뛰어들었다. 홍 전 대표는 설 연휴를 전후에 언론 인터뷰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주호영 의원은 이날 경북 영천과 경주, 영덕을 잇따라 방문해 보수진영 텃밭인 TK(대구·경북)를 집중 공략했다.
  • ▲ 손학규 당대표 등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1일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를 했다. ⓒ정상윤 기자
    ▲ 손학규 당대표 등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1일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를 했다.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