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아침 시작한 회의, 만찬 회의로까지 이어진 듯…협상 결렬 땐 세계 금융계 충격”
  • ▲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나선 양국 대표단.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나선 양국 대표단.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을 끝낼 기회로 기대를 모았던 양국 고위급 무역협상이 첫날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30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이틀 동안 백악관에서 열리는 미중 무역협상에는 미국 측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중국 측에서는 류허 국무원 부총리, 이강 인민은행 총재, 닝지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이 참여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첫날 협상에서 중국 측은 미국의 개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맞섰다. 소식통들은 “미국과 중국의 주장은 핵심 의제를 두고 온종일 평행선을 달렸다”며 “회의는 아침부터 시작해 만찬을 겸한 저녁회의로까지 이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양측이 어떤 주제에서 이견을 보였는지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닫았다고 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날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바탕으로, 미국은 중국에 지적재산권 침해, 중국에 진출한 미국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사이버 산업스파이 활동 등을 중단하고 이를 어기면 법으로 처벌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더 많은 미국 제품을 수입한다는 정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1일 열리는 협상, 트럼프와 면담이 고비일 듯

    반면 중국은 “산업·무역정책을 구조적으로 개혁해야 하는 문제”라며 난색을 표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관측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측이 지적재산권 침해, 산업스파이, 기술이전 강요와 같은 의제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미국 측에 관세인하를 일방적으로 요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 같은 블룸버그 통신의 관측처럼 중국이 버티기를 할 수도 있지만, 최근 중국 내부 움직임을 보면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중국이 최근 미국에 보여주기 위해 지적재산권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관련 재판을 제대로 진행하거나 가짜상품을 대대적으로 단속·적발했다는 식의 보도가 나오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31일 이틀째 회의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느냐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합의한 ‘90일 휴전’ 이후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으리라 내다봤다. 지금까지 알려진 데 따르면, 류허 부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아예 결론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미국 정부가 30일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의 신병을 인도해 달라는 공식 요청을  한 것도 협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런 외부 변수 때문에 협상이 결렬되면 지난 11월 멈췄던 미중 간 고율관세 부과전쟁이 다시 재개될 수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정책을 순화시킨 덕분에 조금은 덜하겠지만, 미중 간 관세전쟁이 세계금융시장에는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