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선언 미루는 오세훈… 전대 룰에 불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유한국당 당대표선거 출마선언을 미루면서 정치권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31일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 전 서울시장에게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하면서 이들에게 공식적으로 당권 도전의 길이 열렸다. 그러나 공공연하게 출마 의지를 드러내던 오 전 시장은 "예상대로 결론이 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출마 시기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미래-미래를 보는 세 개의 창> 출판기념회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치열하지만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고 심중을 밝혔다. 오 전 시장은 그러나 "시기는 아직 결정 못했다"며 "충분히 고민을 숙성시킨 후 출마선언 여부를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달 안에 표명한다더니 31일에도 "아직"

당초 오 전 시장이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거취를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오 전 시장 측은 "오늘은 말 그대로 출판기념회일 뿐"이라며 에둘렀다.

오 전 시장은 그동안 당대표선거 출마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혔다. 지난 24일 한국당 대구시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오 전 시장은 당대표 출마 표명 시기를 묻는 질문에 "이달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오 전 시장은 그러나 이날 출마선언을 다시 미뤘다. 

유력 경쟁자인 황 전 촐리, 홍준표 전 대표, 김진태 의원 등이 이미 출마선언을 했음에도 오 전 시장이 출마선언을 미루는 배경이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오는 상황이다.

전당대회 룰 때문?

앞서 30일 오 전 시장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당 선관위의 경선 룰(rule) 결정에 문제가 있다며 강력반발했다. 후보 검증을 위한 방송토론회 횟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오 전 시장은 "(출마선언이) 미뤄지는 것이 전당대회 룰 때문이냐"는 질문에 "전혀 그런 고민 때문에 미루는 건 아니다. 전대 룰이 미래지향적으로 바뀌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안 하고 그런 차원이 아니다. 오해 없길 바란다"고 답했다.

오 전 시장은 그러나 "미래지향적인 정당은 충분한 검증의 기회를 가지는게 원칙"이라며 "요즘엔 유튜브-인터넷도 있고 방송사 사정 때문에 횟수 제한한다는 건 시대적 추이에 맞지 않는 퇴행적 판단이다. 선관위가 아무쪼록 이 부분에 충분한 논의를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홍 전 대표가 전날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것을 두고 "경쟁자는 많을수록 좋고, 경선에 들어오는 건 자유"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전대가 본인의 임기 내에 있었던 지방선거의 큰 패배에 기인한다는 점, 잔여임기가 아직 완료가 되지 않은 시점에 치러지는 첫 전대라는걸 당원과 국민 여러분이 충분히 감안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