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상인들 "제로페이 결제 손님 없어"…서울시 "적응기간 나아질 것"
  • ▲ 남대문 인근 가판대에 부착된 서울시 제로페이 광고.ⓒ전명석 기자
    ▲ 남대문 인근 가판대에 부착된 서울시 제로페이 광고.ⓒ전명석 기자
    “주변에서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도통 쓰는 사람이 있어야지. 그걸로 결제하려는 손님도 없고, 어떻게 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남대문 지하상가 옷가게 상인 A씨)

    “다들 그걸 쓰면 나도 쓰기야 하겠지. 그런데 손님 중에 그걸로 결제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는데 당연히 할 줄도 모르지.”(남대문 지하상가 화장품가게 상인 B씨)

    지난해 12월 20일 출범한 서울시 제로페이는 출범 전부터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제로페이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서울 시내 곳곳에는 서울시 제로페이의 홍보물로 가득하지만, 제로페이에 대해 알고 있는 상인은 거의 없다. "소상공인 부담을 덜어주는 제로페이 성공을 확신한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호언'과 현실은 상당히 거리감이 있는 모습이다.

    지지부진한 제로페이 보급률 탓인지, 서울시는 제로페이 보급과 활성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공무원은 물론 시장이나 지하상가 등지에서는 상인회까지 동원돼 제로페이 보급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상인들의 호응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남대문 지하상가 상인회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시에서 진행한 교육도 듣고, 상인들에게 제로페이 가맹점 가입을 받기 위해 돌아다녔다"며 "그런데 억지로 가입을 권유하는 것도 부담되고 해서 서류 승인까지만 받았다. 상인들이 서류 승인을 받더라도 그 이후에 쓰는지 안 쓰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상가 내 70개 점포가 있는 데, 서류상으로는 52개 점포가 승인났다"며 "이중 실제 제로페이를 사용하는 점포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의 '독려' 때문에 서류상 제로페이 가맹점 가입은 했지만, 실제 사용은 거의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제로페이 사용자가 거의 없는 것도 제로페이가 활성화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상가 한 관계자는 "사실 상인들은 손님이 뭐로 결제하든 파는 게 중요하다"며 "그런데 제로페이로 결제하겠다는 손님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상가 관계자도 "가맹점 확보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특별한 혜택을 주면서 가입자를 늘려야 하는데 카카오페이 같은 민간회사와 경쟁해서 이길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김형래 서울시 제로페이총괄팀 과장은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은 어려울 수 있다"며 "사용 경험이 쌓이고 습관화화면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