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버닝썬' 폭행 피해자 "경찰한테도 맞았다"

CCTV에 클럽 직원들이 때리는 장면 찍혀… "경찰, 가해자는 두고, 피해자만 체포해 폭행"

조광형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9.01.30 15:50:56
지난해 11월 말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발생한 폭행 시비로 형사 입건된 한 남성이 자신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자신을 '폭행 피해자'라고 밝힌 김상교(29) 씨는 지난해 12월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보배드림> 자유게시판에 "경찰의 민간인 집단폭행 및 버닝썬 집단구타사건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같은 해 11월 24일 아이돌그룹 빅뱅의 승리가 대표로 있는 클럽 <버닝썬> 안에서 한 클럽 직원이 어떤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가는 것을 목격하고 이를 말리려다 되레 보안요원(가드)들에게 폭행을 당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2차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 경험을 토로했다.

김씨는 이날 자신의 친구가 생일이라 강남 소재 클럽 <버닝썬>을 갔는데, 클럽에서 샴페인 3잔을 마시고 나오던 중 통로 우측에 있는 테이블에서 한 여자가 뛰어내리며 자신의 왼쪽 어깨 뒤로 숨는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 순간 테이블에서 남자(버닝썬 대표이사) 팔이 뻗쳐 나오더니 여자의 겨드랑이와 가슴사이를 움켜쥐며 끌어 당겼고 여자는 저를 붙잡고 버텼다"며 "순간적으로 남자의 팔을 잡고 그를 쳐다 본 순간 주먹이 날라왔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는 "주먹을 피하고 남자의 두 팔을 잡고 보디가드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저에게 돌아온 건 '도움'이 아닌 보디가드와 그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의 집단 구타였다"고 토로했다.

"보디가드와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이 합심해 저를 클럽 밖으로 여러 명(3명 이상)이 저를 붙잡고 갔고, 클럽 <버닝썬> VIP 출구로 저를 내던지며 CCTV가 없는 위치로 저를 집단으로 넘어트리며 저와 실랑이가 있던 사람을 포함한 가드들과 그 친구들로 보이는 이들이 저를 발로 밟고 계속해서 넘어뜨렸습니다."

김씨는 "그렇게 클럽 관계자들로부터 구타를 당하다 잠시 도망쳐 24일 오전 7시 2분께 112에 폭행 피해 신고를 했다"며 "그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다시 다가가 도망가지 말라고 소리치자, 그들은 또 다시 집단으로 저를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김씨 "경찰이 구둣발로 밟는 폭력 행사"

김씨는 "오전 7시 10분경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제가 바닥에 누워 맞는 장면을 목격했지만 저를 폭행한 클럽 관계자들을 다급하게 클럽 출입구 안으로 밀어서 들여보냈고, 오히려 제 시야를 가리더니 경찰차로 강압적으로 밀어붙이고 갑자기 제게 뒷수갑을 채웠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상황이 상식선에서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제가 신고자이고 보시다시피 폭행당한 건 저라면서 혹시 이게 쌍방폭행으로 보인다면 현장범으로 저 사람(버닝썬 대표이사)과 저를 둘 다 잡아야지 왜 저만 체포하느냐고 경찰에게 정중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은 "X발 좀 조용히 좀 가자"고 말하며 자신을 움켜쥐고 어깨를 3차례 때리는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후에도 경찰들은 수갑을 찬 상태로 차에서 내린 저를 밀어 넘어뜨린 후 구둣발로 제 안면을 3대 가격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씨는 "역삼지구대에서 조사를 받을 때에도 '당신들이 때려 입에서 피가 난다'고 말하자, 5명 이상의 경찰이 저를 발로 밟았고 어떤 경찰은 자신의 머리채를 붙잡고 바닥에 찍기까지 했다"고 폭로를 이어갔다.

김씨는 "저는 구타로 인해 갈비뼈가 골절되고 횡문근융해증, 오른쪽 손가락이 마비되는 증세가 있었지만 그 상태로 밤새 조사를 받았고, '가해자'가 돼 있었다"며 "여기까지가 경찰의 강압수사, 편파수사, 협박,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CCTV 영상, 김상교 씨 주장과 거의 일치"

<보배드림>을 통해 김상교 씨의 호소문을 접한 한 네티즌은 지난 29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김씨의 글을 복사해 붙인 뒤 "경사 ***, 경장 *** 등등 ***에서 뇌물받는지 조사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을 적었다. 이 글은 28일 오후 김씨의 사연을 최초로 다룬 <MBC뉴스데스크> 보도와 맞물려 더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날 MBC는 "클럽에서 20대 손님이 보안 요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고 갈비뼈 여러 대가 부러질 정도로 크게 다쳤는데, 정작 출동한 경찰은 때린 사람은 안 잡아가고 맞은 손님만 체포했다"면서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CCTV 영상을 확인해봤더니, 경찰 대응에 이해가 안 가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MBC가 입수한 CCTV 영상을 살펴보면 클럽 보안요원들이 김씨를 밖으로 끌고 나와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뒤 주저 앉은 김씨의 머리를 잡아 얼굴을 때리고 차도까지 끌고 나와 재차 주먹을 휘두르는 장면이 나온다. 영상 속에서 김씨에 대한 폭행을 주도한 인물은 클럽 이사인 장모씨였다. 이는 "버닝썬 대표이사와 클럽 보디가드들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했다"는 김씨의 종전 주장과 일치하는 대목.

김씨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가드(보안요원)들이 도와주고 한 명(장모 이사)이 주도적으로 저를 때렸는데, 수치스러웠고 아스팔트에 넘어질 때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 게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MBC는 "보안요원들과 장씨가 클럽으로 들어가자 김씨가 112에 전화를 걸어 10분 만에 경찰이 도착했는데, 클럽 관계자와 얘기를 주고 받던 경찰은 112에 신고한 김씨한테 대뜸 수갑을 채웠다"며 김씨의 호소문과 동일한 주장을 폈다.

"저를 수갑을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먼저 채우려고 했어요. 그냥 취객 취급을 하면서. 보안요원들은 '자기네들은 때린 적 없다'고. 제가 딱 놓으라고 하면서 '신고자는 저인데 왜 저를 체포하려고 하느냐'…"

MBC는 "경찰은 김씨를 때린 장씨를 찾으려고 클럽 안에 들어가보지도 않았고, 심지어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CCTV도 확인하지 않았다"며 "장씨에게 지구대로 나와 조사받으라고 통보할 때도, 직접 전화하지 않고 클럽 관계자를 통해 전달했다"고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MBC는 "경찰이 김씨에게 보낸 체포 이유서를 살펴보니 맞은 김씨가 피혐의자(가해자)로 돼 있고, 때린 클럽 이사 장씨는 피해자로 돼 있었다"며 "이에 대한 연유를 묻자, 클럽 측은 '김씨가 성추행 여부를 놓고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어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김씨를 밖으로 데리고 나와 때렸다'고 해명했고, 경찰은 '출동 당시 김씨가 클럽 현관 앞에 있는 쓰레기통을 발로 차며 욕을 하고 있어서, 업무 방해 혐의로 체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경찰 "어느 누구도 억울함 없게 수사할 것"

한편 서울 강남경찰서는 클럽 <버닝썬> 폭행 사건이 클럽과 경찰 간의 '유착 의혹'으로까지 번지자 29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경찰에서는 신고자인 김씨와 클럽직원 장씨에 대해 상호 폭행 등 혐의로 피의자로 모두 입건, 강력팀에서 엄정 수사 중에 있다"며 "누구도 억울함이 없도록 차분하고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고, 사실과 다른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또는 반론보도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최초 출동한 경찰관 4명은 피의자 등 사건 관련자 및 목격자들을 상호 분리해 진술을 청취했는데 신고자인 김씨는 집기를 던지는 등 흥분을 한 상태로 인적 사항 확인을 거부했고, 클럽 손님 및 보안요원들이 김씨가 보안요원을 폭행하고 난동을 부렸다는 진술이 있어, 김씨에게 관련사실을 확인코자 했으나, 김씨가 지속적으로 욕설을 하며 소란을 피워 업무방행 등 혐의로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구대로 데려가는 과정에서 김씨가 119후송을 요청해 119구급대가 2회 출동했으나, 처음에는 김씨가 출동한 119구급대원에게 거친 언행과 함께 돌아가라며 거부했고, 두 번째로 출동했을 때엔 구급대원이 김씨의 상태를 확인한 뒤 긴급히 후송할 환자가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철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출동한 경찰관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김씨를 현행범인으로 체포하고, 때렸다고 지목된 자를 자진 출석시킨 것과 일부 공개된 현장 영상을 보았을 때 국민의 입장에서 정당하지 못한 공무집행이라고 비쳐질 소지가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당시 김씨는 경찰에 사안을 정확히 진술하기 보다 주위에 폭언과 고성을 지르고 클럽 입구의 쓰레기 봉투를 발로 차는 등 위력으로 업무 방해를 하고 있었고, 특히 주변에 있는 보안요원들을 때렸다는 피해진술까지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에 부득이 김씨를 현행범인으로 체포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당일 사안을 엄중히 보고 사건을 명확히 처리하기 위해 주변 CCTV 등 증거를 확보하여 수사 진행 중에 있으며, 당초 피해자로 주장했던 피의자 장씨에 대해서도 상해로 입건 조사하고, 주변 보안요원들에 대해서도 가담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다만, 현재 김씨 주장과 상반된 관련자의 진술과 맞고소 등 관련 사건들이 맞물려 수사되고 있고, 김씨는 조사를 위한 출석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당사자의 일방적인 주장에 의해서만 처리할 수 없다"면서 "다수의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진술과 증거들을 토대로 공정하게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출처 = MBC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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