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趙甲濟  /조갑제닷컴 대표
     
       워싱턴포스트의 막스 부트 칼럼니스트는 지난 26일자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종결자'가 아니라 '엉터리 협상가'로 밝혀졌다면서 얻는 것 없이 한국과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최악의 결정을 내리려 한다고 걱정하였다. 그는 '내가 한국인이나 아프간 사람이라면 트럼프로부터 버림받는 사태를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마무리 했다. 요지는 이렇다.
     
      트럼프는 김정은이 핵무기를 해체하기는커녕 확장하고 있는데도 두번째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썼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애매한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에 상당한 양보를 미국에 요구하였다. 그는 제재완화, 한미 군사훈련의 종식, 평화협정과 종전선언, 그리고 이 지역으로부터 핵무기 철거를 요구한다. 존 볼튼 안보보좌관은 북한의 요구사항을 들어줄 듯 말한다. 그는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핵무기를 폐기할 것이란 전략적 결정에 대한 의미 있는 신호가 있어야 제재해제를 시작할 수 잇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에 합의하기까지는 제재를 해제할 수 없다는 종전의 입장과 다른다. 볼튼은 낡은 영변 시설을 해체하는 것과 같은 것을 '의미 있는 신호'로 해석,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그대로 있는데도 제재를 완화하고 평화선언을 할 것이라고 예고하는 것 같다. 지금 미국과 한국은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이를 빌미로 삼아, 방위비의 두 배 증액을 원했던 트럼프가 북한과의 공허한 합의를 이유로 주한미군 철수를 시작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종전선언과 제재완화 및 주한미군 철수가 결합되면 한국과 일본은 自力으로 스스로를 지켜야 할 상황에 처할 것이다.
     
       그는 아프간에서 철군하기를 더욱 원한다. 아프간은 한국과 다르게 혼자 힘으론 생존할 수 없다. 그는 우선 미군 1만4000명 중 반을 철수하고 싶어한다고 하는데, 그의 특사 칼리자드는 2020년 선거 때까지 미군을 전원 철수하는 것을 목표로 탈레반과 협상하고 있다. 탈레반은 미군이 철수하여도 아프간이 국제테러집단의 기지로 이용되는 것을 막겠다고 약속했다는데 믿을 수 없다. 1973년 월남 평화 협정의 재판이 될 것이다. 닉슨은 주월미군의 철수를 가져온 평화협정을 명예로운 평화라고 했으나 2년 뒤 월남은 망하였다. 명예도 평화도 없었다.
     
       미국은 탈레반이 약속을 어겼을 때 미사일 몇 방 쏘는 것으로 끝날 것이다. 미국 역사상 최장의 전쟁을 다시 시작할 의욕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미군이 떠나면 종이조각으로는 그들을 묶을 수 없을 것이다. 김정은도 미국으로 하여금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데 성공하면 힘을 엄청 증강시킬 수 있을 것이다. 탈레반과 김정은은 트럼프가 속이기 쉬운 상대라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불법 이민자 차단 장벽 건설을 둘러싼 협상에서 실패한 트럼프는 외교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하여 더욱 절박한 심정이 되어 있다. 내가 한국인이거나 아프간 사람이라면 그로부터 버림받는 상황을 걱정할 것이다.>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