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선출직을 남녀동수로" 법안에… "지금도 20대 남성들 등 돌리는 판에" 與 곤혹
  •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모든 선출직 선거에서 여성후보를 50% 이상 공천해야 한다는 '남녀동수법'을 대표발의해 논란이 일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권의 20대 남성 지지율 저조현상에 더욱 찬물을 끼얹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 의원이 27일 밝힌 공직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 등 3법 개정안은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선거에서 여성 50% 이상 공천을 의무화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때는 여성추천보조금 배분에서 불이익을 부여하도록 규정했다.

    박 의원은 "현행 선거법은 지역구 국회의원선거에서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권고할 뿐, 자치단체장선거에는 권고규정마저 없는 실정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또 당내경선 시 해당 선거의 동일한 선거구에서 당선된 경력이 없는 여성 경선후보자에게 당헌·당규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의무적으로 가산점을 부여하도록 했다.

    하지만 젠더 이슈가 과열된 상황에서 이로 인한 논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여성의 정치참여를 평등하게 이루겠다는 취지이지만, 당면과제인 일자리 문제에선 남성들의 불만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대 후반(25~29세) 고용률에서 여성 고용률은 31.3%에서 70.8%로 상승한 데 반해 남성 고용률은 88.3%에서 69.5%로 떨어졌다.

    "함량미달 女후보 당선, 어떻게 할 건가"

    앞서 박 의원이 지난달 남녀동수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히자마자 남성 누리꾼이 다수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군대도 남자와 여자 동수로 해라" "함량 미달 여성후보가 당선되는 건 어떻게 할 것이냐" "모든 선거에서 여성이 더 유리하게 만들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법안이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그간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조사에서 20대 남성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20대 남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41%로 20대 여성(67%)과 26%포인트 차이를 기록했다. 리얼미터의 지난달 17일 조사에서도 20대 남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29.4%로 20대 여성의 지지율인 63.5%과 2배 넘게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에선 다소 곤혹스러운 기류가 감지된다. 가뜩이나 현 정부에 대한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이 극심한 와중에 '남녀동수법'이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30일 '20대 남성들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라는 세미나를 여는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지금은 일자리, 병역문제 등으로 등 돌린 20대 남성과 폭넓게 소통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