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을지로·이순신…박원순식 '널뛰기'에 질린 시민들

부정 여론 일면 정책 뒤엎는 돌발 발언… 원칙·소통 없는 '감성 행정'에 '市政 연속성 상실' 비판

박아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9.01.28 17:30:20
▲ ⓒ박원순 서울시장이 1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서울시는 지난 21일 광화문 광장 재설계를 위한 공모전 당선작을 발표하면서, 이순신·세종대왕 동상 이전 계획을 알렸다. 동상이 없어진 자리엔 '촛불'을 상징화한 이미지를 새긴다는 내용이었다. 여론의 반발이 심했다. 박 시장은 한발 뺐다. 다음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시장은 "시민들이 이순신 장군 동상의 존치를 원하면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했다. 이순신 동상 이전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정했다. 

박 시장의 돌발 발언으로 시 정책이 번복된 것은 이뿐만 아니다. 

박 시장은 지난 16일 신년 기자 간담회에선 도심 재개발 정책 관련 발언으로 혼란을 일으켰다. 박 시장은 재개발에 따라, 철거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던 을지로 일대 맛집들의 보존 문제와 관련 "현재 재개발 절차가 진행 중이더라도 필요하다면 맛집들이 헐리지 않고 지금 가게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원칙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수년 간 추진돼 온 정책이었다. 박 시장 재임기간 동안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사안이었다. 그러나 '여론'을 의식한 듯, 하루아침에 '스톱'시켰다. 

 

사실상 '백지화'된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 건(件)은 구문이다. 박 시장은 지난해 8월 26일 “최근 주택시장이 이상 과열 조짐을 보여 깊이 우려하고 있었다”며 “주택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여의도·용산 개발계획 발표와 추진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을 공개적으로 제시한 뒤 불과 7주 만이었다.   

시장의 말 한 마디로 서울의 미래를 둘러싼 정책들이 뒤집어지면서 혼란이 이만저만 아니다. 피해는 물론 시민들의 몫이다. 당장 을지로-청계천 일대 재개발 사업 토지주들은, 일부 지역에 대한 개발 지연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다.  

"공론화 과정 없으니 부정 여론에 쉽게 흔들려"

구용모 토지주연합 사무장은 “이미 토지주 80% 이상의 동의를 얻고 건축 심의와 사업시행 인가가 적법하게 추진되고 있는 민간 개발에 서울시장이 개입하는 것 권한 남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사회단체 및 도시재생 전문가들은 박 시장의 이 같은 '널뛰기'식 행정이 '도시재생에 대한 불명확한 원칙과 관점' '주민 소통 과정 결여' 때문이고 진단한다.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정책에 대한 지지가 있을 수 없고, 부정 여론이 일 때마다 정책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상봉 서울시민연대 대표는 “혼란을 겪고 있는 일련의 시정들은 박원순 시장의 '감성적' 행정 스타일이 방아쇠가 된 것”이라며 “도시재생은 '속도'도 잘 고려해야 한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 주민들과 소통하는 과정이 미비하면 아무리 방향과 원칙이 올바르다고 해도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청계천-을지로 일대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는 “도시재생에 대한 원칙과 관점이 명확하지 않은 데서 오는 문제”라며  “도시재생을 할 때는 (지역의) 역사를 고려해야 하고 주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 그런데 박 시장은 주민들의  반영하지 않고 전문가 의견만 추종하는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 팀장은 “잘못된 걸 알고 강행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애초 의련 수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혼란을 일으킨 점은 문제다. 충분히 사전에 검토하지 않은 시스템이 더 큰 문제다. '보여주기식' 행정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서울시 "잘못 드러났는데 계속 밀어붙이나"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잘못된 게 드러났는데 계속 밀어붙여야 하나”라고 반문하며 “이해 당사자 얘기를 듣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수정하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잘못된 점을 처음부터 파악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의견수렴 과정이 미비했던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는 “(사업 초기와 다르게) 시간이 지나 사안이 바뀔 수도 있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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